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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영계곡(佛影溪谷)의 가을
윤석중
해말끔 불영계곡 낯 씻고 누웠는데
능선엔 불이 붙어 산자락을 내려오고
광천수(光川水) 산 그림 담아 계곡 따라 흐른다.
산 첩첩 높고 보니 골 깊어 물도 맑아
사십 리 굽이굽이 돌고 도는 물굽이에
드리운 가을정취가 옷자락에 젖어든다.
깎아지른 기암괴석 현기로 못 보겠고
오금저린 계곡엔 몸을 씻는 바위 위로
오르고 내리지도 못할 산자락에 불붙었네.
물소리 산새소리 붉게 타는 만산단풍
사연 얽힌 전설바위 굽이마다 숨어있어
듣고픈 이야기들을 물소리로 듣는다.
팔 벌려 포용하는 넉넉한 산간품속
계곡에 반해보고 절경에 취해보니
붓 없이 눈으로 입체 산수화를 그려본다.
작성일:2017-10-30 12:0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