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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집
일상이 허기진 날 문득,
안부전화 너머 어머님이 그립다.
그리운 고향,
고향집엔 기다려줄 이 누구도 없지만
가는 길은 여전히 설렌다.
창문과 구석진 벽체에 실타래처럼
엉클어진 거미줄을 걷고
마당을 쓸다 문득 서러워진다.
온기 없는 방을 서둘러 데우고
체취가 남은 벽에 기대어 걸린 바랜 사진 속
그리운 시절이 또 무심하다.
마당가 서리 맞은 풀꽃들이
엄마의 젓가슴마냥 오그라들어 집을 지키고,
돌보지 못한 한 켠,
국화 몇송이 힘겹게 홀로 피었다 졌다.
가시덤불에 못난 치자열매가 반갑고
외팔이 낡은 냄비는 소용을 잃은 지 오래,
지친 내 몸처럼 마당가에서 뒹군다.
손길이 오랜 장롱, 낡은 어머님 옷 몇 벌이 옹송그리 남아
그립고 그리운 마음 더하지만
뒤켠 우거진 대밭에 바람 스산한 소리에도
곤한 잠에 든다.
일상이 외로운 날
언제나 그런 것처럼 고향집이
또 가고 싶다.
작성일:2017-12-15 08:4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