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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시 수필

제목

경비원

작성자
남도국
등록일
2018-01-20 12:38:36
조회수
313
경비원

남 도국
25여 년 전, 아들이 공군 헌병으로 유성에서 근무할 때의 일이다.
훈련 마치고 첫 부대 배치 받은 지 한 달여 만에 나와 아내가 그를 면회하러 갔다,
그가 지아비와 어미 앞에서 차렷하고 거수경례를 하며 인사를 한다. 제 깐에는 훈련소에서 받은 교훈을 실행하려는 뜻인지도 모른다. 괜찮으니 긴장을 풀고 편안한 자세로 이야기 나누자고 말한 뒤 이런저런 이야기 중, 근무하면서 제일 힘든 게 무어냐고 물었다. 아들이야기, 출입하는 차량들의 번호판 외우는 일이라 한다. 배치 받은 지 한 달 밖에 안 되었는데 부대를 출입하는 차량 200여 대의 번호판과 얼굴도 익혀야하고 사모님 차 번호 까지 외워야 하는데 그게 쉬운 일 아니라는 것이다.

그의 부연 설명에 귀를 기울여 보니. 사령관 뿐 아니라 부대의 전 지휘관들은 정문을 출입할 때 차를 멈추거나 확인하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만약 확인이 더디거나 시간을 오래 끌면 그날 저녁엔 잠을 편히 잘 수 없을 정도로 지휘계통을 통하여 혼쭐난다는 것이다. 한 달도 안 된 신병에게는 그게 불가능한 일처럼 보이지만 군 지휘관은 그게 군대라 하드란다.

미국 대통령이 우리 기지를 방문한 적 있었다. 그가 비행기 트랩에서 내리면 첫 번째 만나는 사람은 경호원이다. 경호원의 허가 없이는 다른 사람과 접촉할 수 없다. 이것은 법이다. 미국 군대에서도 역시 사령관이 별 간판을 차 앞에 붙이고 부대 밖을 나갔다 올 때도 부대 정문 경비 초소에 이르면 반드시 차를 세우고 경비병에게 신분증을 제시 하여 사령관임을 확인한 후 거수경례를 받고 차를 진행시킨다.

경비병의 임무는 그래서 막중하다. 아파트 경비원이든, 청와대든, 정부청사든, 군부대 든, 경찰서, 원자력의 경비원이든 그들의 임무는 막중하다. 경비원의 작은 실수는 나라를 망치게 한다. 시설물이 피해가 엄청날 수 있다. 한순간에 전체가 무너지게 한다.

나라의 대통령궁에 민간인 점쟁이, 성형 수술 의사, 미용사 등이 뒷문을 통하여 아무 재제도 없이 출입한다고 들었을 때,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40 여 년 전, 북의 간첩부대 김신조 일행 30명이 국군으로 위장하고 서울 한복판을 당당하게 걸어서 청와대로 진입할 때, 국군부대 작전이라는 기만술에 속아 우리 경찰에서는 청와대 입구 까지 진행하여 오도록 묵인한 사실을 똑똑히 기억한다.

경비는 이토록 중요하다. 지난번 우리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우리 대통령을 수행한 기자들이 중국 시진평 주석(대통령)의 경비병들에 의하여 활동을 제지받고 심지어 폭력과 폭행까지 당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나는 언론보도와 다른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경비원들도 그들의 중대한 임무가 있다. 그 임무를 철저하게 수행해야 할 막중한 임무가 부여되어 있다. 그들이 그 부여된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 결과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은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될 것임을 예측하지 못한 주관적 해석을 나는 동조할 수 없었다. 기자는 또 그들대로, 경비원은 경비원으로서 맡은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해야 할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 어느 한쪽도 나무랄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 우리 사회를 더욱 세련되고 성숙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어가고 있다.

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그렇게도 멀고 어려운 것인가? 빨리 빨리 문화가 우리 사회 발전을 옥죄고 있다. 한동안은 그래도 잘 나가는 것 같았는데, 오늘날 자고 나면 대형사고와 사건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몇 백 명이 넘는 승객을 태운 유람선이 안전 불감증 때문에 바다에 침몰하여 그리 많은 귀한 생명들을 수장시키고, 목욕탕에서 목욕을 즐기든 평화로운 시민들이 목욕 중, 화재 소식을 듣고 급히 피난하려 하니 피난길을 물건들로 쌓아 놓아 탈출하지 못하여 가스에 질식사 한 죄 없는 200 여 명의 국민들, 대형 크레인 사고, 멈출 줄 모르는 자동차 사고, 병원사고, 건축과 산업 현장에서 전과 같은 원인으로 발생하는 그 많은 사고들, 양파 껍질 빗겨내듯 빗겨내고 벗겨내도 끝이 없는 고위 공직자들의 비리, 부정부패, 허위 날조, 거짓말 등...... 도대체 우리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

권력에서 물러난 대통령들, 누구하나 깨끗하게 행복하게 여생을 살고 있는 분 어디에 있는가? 더러운 돈 때문에, 나라 체면도 좀 생각해 보자! 나는 아직도 외국의 친지, 친구들로부터 메일로, 편지로 안부와 소식을 주고받고 있다. 지구 촌 어디서든 숨길 수 없이 작은 일들과 사고 사건들이 뉴스를 타고 어떤 나라 어떤 구석진 마을 까지도 전달돼 오고 있는 현실사회에, 모른 척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고 지날 수는 없지 않은가? 참으로 부끄러운 현실이다.

기한 지난 영주권을 깊은 곳에서 다시 찾아 들여 다 본다. 일부 고위 공직자들 여전히 목이 뻣뻣하고, 유세 부리고 하는 꼴들을 볼 때마다 나는 미국의 대통령들을 생각해본다. 그 누구도 퇴임한 후 쇠고랑차고 철창 행하거나 비리에 연루되어 자살 혹은 거액의 벌금형 받은 분 있었는가? 이 정권 역시 그분들의 시각에서 평가한다면 우리나라의 대통령은 물론 국무총리, 일부 장관, 비서실 참모들 까지 많은 공직자들이 적폐청산의 대상이라 생각이 든다. 물러 간 뒤에만은 제발 그런 일 없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국제사회에 부끄러운 일은 이젠 제발 하지 말아주시기를! 우리를 깔보는 나라와 그 사람들 앞에서 또 다른 구차한 변명으로 피하려 하지 말고, 무릎으로 정직하게 사과하며 용서를 비는 우리민족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2018년 1월 15일

경북 울진군 근남면 뒷들길 114-5
전화: 010-3677-6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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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8-01-20 12:3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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