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울진민들레
<단어를 찾아서>
솟구치는 말들을 한마디로 표현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떻게?
사전에서 훔쳐 일상적인 단어를 골랐다.
열심히 고민하고 따져보고, 헤아려보지만
그 어느 것도 적절하지 못하다.
가장 용감한 단어는 여전히 비겁하고
가장 천박한 단어는 너무나 거룩하다.
가장 잔인한 단어는 지극히 자비롭고
가정 적대적인 단어는 퍽이나 온건하다.
그 단어는 화산 같아야 한다.
격렬하게 솟구쳐 힘차게 분출되어야 한다.
무서운 신의 분노처럼,
피 끓는 증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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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의 앞쪽 부분만 올립니다.
최성은 옮김, “끝과 시작, 비스와바 심보르스카 시선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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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1923-2012)
폴란드 출신. 1996년 노벨 문학상 수상
* 울진문학회 회원 모집 ( http://www.uljinmunhak.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