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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이언 돔이 뚫린 이유

작성자
[야고부]
등록일
2023-10-18 09:46:05
조회수
193

 

이스라엘 방공망 '아이언 돔'(Iron Dome)이 하마스의 로켓 5천 발에 뚫리자 "첨단 '아이언 돔'도 물량 공세에는 맥을 못 춘다"는 평가가 많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본다. '아이언 돔'이 뚫린 것은 하마스의 물량 공세만큼이나, 물량 공세를 사전에 감지하지 못한 원인이 크다.

하마스는 2년 동안 침공을 준비했다. 지하 갱도를 통해 로켓포를 대량 이동하고, 침투 공격, 납치 훈련도 했다. 정찰 위성을 6개나 가진 이스라엘에 그 많은 징후들이 포착되지 않았을 리 없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은 피습을 예상하지 못했다. 노출된 정보가 없어서가 아니라 노출된 정보를 오독(誤讀)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내부에 쌓인 교란 물질이 정독(正讀)을 방해했다고 본다.

최근 2년 동안 하마스는 자신들의 관심이 좋은 일자리 취직, 가자지구 인프라 구축에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투쟁 방식을 바꾼 것으로 생각했다. 하마스가 무력투쟁으로 취할 실익이 없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믿은 것이다.

국가를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 지켜야 할 국가 정체성 또는 국민의 이성적 행동 기준이 희미해지면, 첨단 무기와 대군으로도 나라를 지킬 수 없다. 1948~1973년 4차례 중동전쟁을 겪은 현재 50, 60대 이상 이스라엘 국민들은 나라가 쑥대밭이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반면 평화가 꽤 지속되면서 20~40대는 경각심이 덜하다. 일부 젊은 층은 부모 세대의 공포, 부모 세대의 걱정, 부모 세대의 각오를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여긴다. 가자지구 장벽 근처에서 군 생활을 한 젊은이들조차 "하마스의 침공과 민간인 학살·납치를 상상도 하지 않았다. 경제력과 국방력에서 팔레스타인을 압도하는데 염려할 것 없다고 믿었다"고 말한다.

경제력과 군사력에서 북한을 압도하는데, 북한에 뭐 그리 예민하게 구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북의 위협에 대비하자는 목소리를 냉전주의로 치부하는 경향도 있다. 평화를 외치는 것이 미래를 여는 길이라고 착각하는 국민들도 많다. 21세기에 무슨 공산당 타령이냐며 팔로군 행진곡, 조선인민군 행진곡 등을 작곡한 정율성에 대한 기념사업을 고집하는 사람들을 보라.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이성적 기준이 허물어지고 있다.

 

매일신문 조두진 논설위원 earful@imaeil.com
입력 2023-10-17 20:05:43 수정 2023-10-17 20:05:43

 

 

 

작성일:2023-10-18 09:4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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