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한반도대운하 재검토'의 운을 뗐다. 경부운하에서 호남운하, 북한운하로 발전한 한반도대운하는 이명박 후보의 간판공약이자, 그의 추진력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반도의 물길을 완전히 뒤바꿀 대규모 역사(役事)인데다 환경적 영향이 워낙 방대한지라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까지 찬반(贊反)의 뜨거운 논란 속으로 몰아넣었다.
한반도대운하는 747(7%성장, 4만달러 국민소득, 세계7위 경제대국) 공약과 더불어 이 후보가 가장 공을 들여온 공약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경선과정은 물론, 경선 이후 당내에서조차 재고(再考)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이 후보측은 추석 직전까지 한반도대운하 홍보에 전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런 이 후보가 반대 여론(輿論)의 심상찮음을 인식했는지 28일 오전 한 TV방송의 정강정책 연설을 통해 한나라당의 집권을 전제로 한반도대운하의 재검토를 언급했다. 물론 "미래를 생각한다면 누가 집권(執權)하더라도 해야하지만…"이라거나 "우리는 늘 새로운 길을 찾고 창조적인 길을 가야한다"는 언급은 여전히 대운하 추진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한반도대운하는청계천 복원(復元)을 이뤄낸 이 후보의 상징성을 잘 드러낸 개발공약임에 틀림없다. 또 대선 후보로 끌어올리는 중요한 근거가 됐다.
그런데도 이 후보가 집권을 전제로 한반도대운하 재검토를 밝힌 것은 일종의 고육책(苦肉策)으로 보인다. 대운하를 유보(留保)하거나 포기할 경우 후보의 정책능력과 경솔함이 부담으로 남을 것이 뻔하다. 또 연말 대선에서 몰아칠 대운하 공방에서 한발짝 비켜설 수 있다는 저의가 깔린 것으로도 보인다.
어쨌든 한반도대운하는 논란에 비해, 깊이있는 논의가 이뤄진 적이 없다. 환경적 측면은 물론 경제적 타당성, 재원조달 방안 등 찬반 입장만 요란했을 뿐이다. 당연히 국민들도 이에 대한 이해가 충분치 않다. 한반도대운하 같은 토목개발 공약은 국론(國論)을 극과 극으로 가를 수 있는, 중차대한 선택의 문제다. 이 후보가 집권하면 재검토하겠다는 것은 대운하 논의를 유보하자는 의미에 다름아니다.
섣부른 공약을 가다듬는 것은 선거 전후를 가리지 않고 바람직하다. 그러나 국토를 개조하는 중차대한 문제라면, 집권에 관계없이 미리부터 실질적인 논의를 거치는 것이 더욱 타당하지 않은가.
작성일:2007-09-29 08:4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