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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ㆍ시사토론

제목

“정권은 짧고 인권은 영원하다”

작성자
인권
등록일
2009-07-09 09:48:24
조회수
1148
ㆍ안경환 인권위원장 이임식서 ‘李정부 反인권’ 비판
ㆍ“유엔결의 무시 국제사회 조롱거리”…직원들 눈물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61)이 인권위를 떠나면서 작심한 듯 이명박 정부를 비판했다.

안 위원장은 8일 서울 무교동 인권위 별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인권에 관한 한 이 정부는 의제와 의지가 부족하고 소통의 자세나 노력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미리 준비한 A4 용지 8장 분량의 이임사를 읽었다. 이임사 곳곳에 “몰상식한 무시” “단세포적 정치논리” “폭거” 등 강한 표현이 담겼다. 평소 말을 아끼던 안 위원장으로선 이례적인 모습이다.

안 위원장은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소회를 드러내는 것이 바람직한 공직자의 자세는 아니지만 홀로 가슴속에 담아두기에는 너무나도 간절한 소망이 있기에 호소의 말씀을 드린다”며 운을 뗐다.

그는 “많은 나라의 시샘과 부러움을 사던 자랑스러운 나라였던 대한민국이 모두가 손가락질하는 부끄러운 나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인권위의 설치 근거나 업무를 애써 외면하는 듯한 몰상식한 비판, 무시, 편견, 왜곡의 늪 속에서 분노와 좌절을 겪는 사람이 저 혼자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임식장을 가득 메운 직원 100여명의 표정은 침통했다. 이임사를 듣는 직원들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고 몇몇 여직원은 “엉엉” 소리를 내며 울었다.

안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는) 이른바 ‘좌파정부’의 유산이라는 단세포적 정치논리의 포로가 된 나머지 유엔총회의 결의에 따라 설립된 기구라는 것, 인권위가 오늘날 120개국으로 급증한 사실을 감안하면 누가 대통령에 선출됐더라도 필연적으로 탄생했을 기관이라는 사실을 추호도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제인권 추세에 둔감한 정부이기에 적정한 절차 없이 유엔 결의로 채택한 독립기구의 축소를 감행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안 위원장은 “정부 내에서도 인권위의 역할과 국제사회의 흐름을 잘 알고 있을 고위공직자조차 위원회를 특정 목표로 삼은 탄압에 침묵하고 심지어 불의에 앞장서는 안타까운 현실에 실로 깊은 비애와 모멸감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단 한 차례도 이명박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지 못하고 자리를 떠나는 무능한 인권위원장으로 역사에 남게 된 것은 개인의 불운과 치욕으로 삭이겠다”면서 “대통령은 유엔총회 결의를 통해 채택한 인권위의 설립과 운영의 원칙을 존중하고 국제사회의 우려를 경청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안 위원장은 “우리는 ‘정권은 짧고 인권은 영원하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면서 “제각기 가슴에 작은 칼을 벼리면서 창천을 향해 맘껏 검무를 펼칠 대명천지 그날을 기다리자”고 마무리했다.
작성일:2009-07-09 09:4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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