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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대주고 몸 대주는' UAE원전 건설의 전말

작성자
바람
등록일
2010-12-15 19:15:17
조회수
2349

 

'돈 대주고 몸 대주는' UAE원전 건설의 전말

200억달러에 수주? 수출입은행 자금지원에 '비즈니스' 파병까지

조태근 기자 taegun@vop.co.kr
지난 8일 한나라당 단독으로 2011년 예산안과 UAE파병 동의안 등이 날치기 처리됐다

지난 8일 한나라당 단독으로 2011년 예산안과 UAE파병 동의안 등이 날치기 처리됐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프로젝트가 한국이 제 돈으로 원자력발전소를 지어주고 원전을 지키기 위해 헌법을 위반하면서 군대까지 보내는, 한마디로 '돈도 대주고 몸도 대주는' 형국이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27일 체결된 UAE원전 '수주' 계약이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면, 8일 한나라당 단독으로 날치기 통과된 예산안과 함께 직권상정 돼 처리된 아랍에미리트(UAE) 파병동의안은 그 마지막을 장식했다.

우선 지난해 12월 말로 돌아가 보면 당초 정부는 지난해 12월 27일 UAE원전 '수주'를 발표하면서 원전 건설로 인한 직접효과만 200억 달러에 달하고 60년간 원전 연료비, 운영, 정비 등을 포함한 후속 수출효과 200억 달러까지 감안하면 약 400억 달러의 경제적 효과가 날 것이라고 홍보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원전 건설자금은 '수주' 1년이 지나도록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정부와 한국측 계약주체인 한국전력 컨소시엄은 국회와 각종 언론 인터뷰를 통해 원전 수주의 경제적 가치를 강조해 왔다.

특히 김쌍수 한전 사장은 원전 수주 직후 올해 초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 출석해 "우리가 턴키베이스로 200억 불 나왔다 하는 것은 이 지구상에서 처음"이라며 기염을 토했다. 김 사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선 "다른 나라들은 자본참여를 하는데(원전의 지분을 일부 보유해 원전 운영기간 내내 리스크가 있는데) 10년 만에 돈 벌고 빠져나오니까 굉장히 해피한 것"이라며 "소나타 100만대, 초대형 여객기 60대, 30만톤급 초대형 유조선 180척의 수출효과가 있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이후 진행되는 과정은 김 사장의 말과 달리 원전 건설 자금을 한국이 대는 쪽이었다.

수출입은행

수출입은행이 지난 2월 밝힌 자금지원 계획 보도자료ⓒ 수출입은행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은 지난 2월 "원전 수출이 차질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적의 맞춤형 금융을 제공"하기로 했다며 발주처인 UAE원자력공사(ENEC)과 협의해 1분기 중에 자금조달을 위한 대주단(채권은행들의 모임) 구성을 확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수출입은행은 또 원전 건설을 위해 만들어지는 특수목적회사(SPV)에 출자자금도 지원하겠다면서 원전지원 금융패키지 지원계획을 밝혔다.

정부와 한전의 발표에는 없었던 수출입은행의 금융지원 계획에는 △수출입은행 돈으로 한국전력이 UAE원전에 출자하고, △UAE원전에 돈을 빌려주고, △수출입은행 주도로 국내외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내용이 드러난 것이다. 물론 이때까지만 해도 수출입은행이 UAE원전 건설에 어느 정도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베일에 쌓여 있었다.

그러나 수출입은행의 자금지원은 쉽지 않았다.

당초 3월 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던 수출입은행 주도의 국내외 금융기관의 대주단 구성은 '수주' 계약 1년이 다돼가는 현재까지 진행된 게 전혀 없다. 국내외 금융기관들이 UAE원전 프로젝트에 돈을 빌려 주는 게 수익이 낮거나(역마진) 위험이 너무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여기에 UAE측이 원전 건설에 얼마의 돈을 냈는지, 수출입은행이 UAE원전 건설에 얼마의 자금을 지원할 것인지도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다. 심지어 UAE원전 건설의 전체적인 자금조달 계획인 금융디자인을 맡는 금융자문사로 투자은행인 크레디스위스(CS)와 HSBC가 선정된 것도 지난 10월이었다.

이런 와중에 금융자문사인 CS관계자는 지난 10월 블룸버그통신에 수출입은행이 UAE원전 프로젝트에 1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발표한 원전 수주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금액으로, 수출입은행의 올해 외화조달 실적 80억 달러를 훨씬 뛰어넘는 금액이다. 수출입은행은 이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며, 한전 측은 한발 더 나아가 자금조달이 되지 않아도 UAE가 공사대금을 지급할 것이므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국회 기획재정위

2011년 예산안 중 수출입은행 여신지원 세부내용ⓒ 기획재정부/국회 기획재정위

 
그런데 정부는 지난 10월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수출입은행에 정부가 추가로 출자해 줄 것을 요구했다.

수출입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는 "원전.플랜트 등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 발주 증가에 따른 수은의 금융지원 확대"를 가장 큰 출자 필요성으로 거론하며 "UAE원전 사업의 경우 대출기간이 28년이나, 국내 상업은행의 경우 수출입은행이나 수출보험공사의 보증을 통해서도 최장 20년 이상 불가"하다고 적시했다.

이같은 이유로 수출입은행은 수출입은행의 정책금융 지원이 올해 60조원에서 내년에는 65조원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며 1500억원의 추가 출자를 요구했다. 수출입은행의 여신지원 세부내용을 보면 UAE원전 관련 금융지원 예산은 올해 2조 2천억원에서 내년에는 3조원으로 늘어나 있다.

결국 정부가 UAE원전을 '수주'했다는 주장과는 달리 자금조달을 맡은 수출입은행이 정부의 예산을 들여 UAE에 돈을 대주는 셈이다.

위헌 소지 있는 '비즈니스 파병'

한편 지난 8일 통과된 UAE 특전사 파병안은 헌법에 명시된 파병 목적에 부합되지 않아 위헌소지가 있다고 지적되고 있다.

헌법 5조에는 "대한민국은 국제 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하며, 그 정치적 중립성은 준수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런데 김태영 전 국방장관은 지난달 11일 국회 국방위에 출석한 자리에서 'UAE 파병이 원전 수주와 관련이 있다고 보느냐'는 한나라당 김옥이 의원의 질의에 "작년에 원전 수주를 위해 노력하면서 정부 거의 모든 부서가 협력했는데 그 과정에서 (파병) 거론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그렇기 때문에 전혀 (관련이) 없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UAE원전 '수주' 직전인 지난해 11월17~20일, 같은달 23~26일 UAE를 방문한 바 있다.

또 김 장관은 "(당시)UAE는 최초에 과도한 요구를 했고, 파병을 포함해 40개 정도 질문을 했다"며 "(11월20일~23일 귀국했을 때) 대통령에게 진행된 상황을 말씀드렸고,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협조를 해보자'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김 장관은 대통령의 '적극 협조' 발언에 대해 "우리가 원전 수주를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협력을 하는 것인데, 그런 협력을 적극 해보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는 이른바 '비즈니스 파병'을 김 장관이 시인한 셈이었다.
http://www.vop.co.kr/view.php?cid=A00000345366
작성일:2010-12-15 19: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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