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문 논설위원
소설 『객주』는 19세기 후반 한말, 보부상들의 삶과 애환을 다룬 작품이다. 울진문화원 주관, 십이령 보부상 관련 역사문화지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소설 ‘객주’의 작가 김주영 선생은 축하 인사말에서 울진의 십이령은 전국에서 보부상 흔적이 가장 뚜렷하게 보존이 잘된 유일한 길이며, 이를 배경으로 다시 1권을 더 써내겠다고 했다.

그의 고향인 청송 진보장터를 배경으로 시작되는 소설 ‘객주’는 이미 9권까지 출간되었다. 우리나라 현대소설 문학의 거장 김주영 선생이 울진을 배경으로 ‘객주’가 그 대미를 마무리한다면 십이령은 앞으로 전국 문학동호인들의 잦은 발길은 물론 금강소나무 향기와 함께 역사와 문화, 생태가 어우러진 길로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 김주영 선생은 ‘객주’ 10권 째를 쓰기위해 자주 울진에 올 것으로 생각한다. 당국에서 그의 창작활동에 따른 편의 등을 제공했으면 좋겠다.

울진 십이령은 험준한 12고개의 산악 길로 동해안의 차마고도라 할 수 있다. 조선시대 이전부터 이 길은 울진에서 내륙으로 향하던 최단거리이자 인적, 물적, 문화적 정보가 빈번히 교류되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조선시대 이 길의 주인공이나 다름없었던 보부상들은 물류운반과 함께 각 지역의 정보전달을 하는 문화 전파사들이었다. 이제 그들의 문화와 삶과 애환이 담긴 역사문화지 발간으로 십이령에 관한 자료는 거의 발굴·집대성되었다. 이를 계기로 울진군에서 가장 시급히 해야 할 일은 울진십이령바지게꾼놀이(이하 바지게꾼놀이)의 보존대책이다.

21세기는 지역고유의 문화가 주력 상품화되는 시대다. 일례로 최근 안동 하회마을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로 더욱 유명세를 탄 안동하회별신굿탈놀이(중요무형문화재 제69호)는 관광객 유치 100만 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이렇게 되기까지 민간단체인 『안동화회별신굿탈놀이 보존회』의 노력과 안동시가 적극적으로 지원한 결과이다. 일개 무형문화재로 말미암아 안동을 세계적인 탈놀이 문화의 중심도시로 홍보함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 지역에도 이 같은 무형문화유산으로 별신굿, 월송큰줄당기기와 기줄당기기,동제 등이 있으나 춤과 노래와 재담, 풍자와 익살, 신명적 놀이요소 등의 종합으로는 단연 바지게꾼 놀이가 으뜸이다. 이 놀이는 이규형선생이 고증·창작하여 제16회(1992년) 성류문화제에서 최초로 공연되었다.

그간 10여회 공연, 전수되었으나 놀이참가자들의 고령화 등으로 연희활동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가 2007년도 울진문화원 주관아래 지역노인들을 중심으로 바지게꾼놀이 재현에 힘쓴 결과 지역전통문화경연대회인 제7회 ‘전국실버문화축제’에 출전하여 최우수상을 받은 바 있다. 필자는 이같은 울진문화원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그러나 특정행사 때만 재현하기보다 가칭『울진십이령바지게꾼놀이전승보존회』를 조직, 상시적으로 전수가 되도록 보존회결성, 예산뒷받침 등 울진군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십이령은 금강소나무가 울창한 울진의 대표적인 자연생태 명품길로 이미 널리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울진의 자연생태환경을 잘 활용, 지역민의 소득과도 연계하는 정책이 절실하다.

이것은 임광원 울진군수가 표방한 『생태문화관광 도시 울진』이라는 정책과도 잘 부합되는 바이다. 천혜의 울진자연생태와 명품 문화유산인 바지게꾼놀이! 구슬도 꿰어야 보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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