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식 주필

내가 죽으면 문상 올 거야? 꼭 갈 겁니다. 그 때도 이 구루마 같은 차를 타고 올 거야? 예. 좋은 차를 타고 와야지 ㅎㅎㅎ. 아니, 무슨 그런 말씀을…. 이 차가 울진에서는 젤 비싼 찹니다. 대작가 김주영 선생님이 타시던 차인데요!!! 이제 이 차는 팔 지도 못합니다. 엑스포공원 안의 선생님의 집필실 옆에 전시해야 하니까요.

수일전 김주영 작가께서 울진에 내려왔을 때 소광리 길을 나오면서 내 찝부차 안에서 나누었던 대화다. 이번에 김 작가는 엄홍길 대장의 휴먼재단 일행 80여명과 십이령 금강송 숲길을 걷기 위해 1박 2일간 울진을 다녀갔다.

이미 김 작가는 엄홍길 대장과도 두 차례를 비롯해서 수차례 울진을 다녀갔다. 방송팀을 이끌고 오시기도 하고, 중앙무대의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대동하기도 하고, 며칠 뒤에는 조선일보사 주관, ‘길 위의 인문학’ 팀들과도 울진을 다녀 갈 예정이다.

금년 하반기 들어서는 울진군에서 마련해 준 엑스포 공원안 집필실에서 그의 대표작 ‘객주’ 열 번째 권을 쓰기 위해 자주 내려 올 것이다. 울진의 십이령 보부상길이 그의 ‘객주’ 열 번째 권의 배경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서 울진이 문화예술의 고장이라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나중에는 그가 남긴 울진의 족적들을 찾아 우리나라의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찾아드는 고장이 되기를 바란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김 작가의 십이령에 대한 관심 때문에 울진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문화예술계 인사들뿐만 아니라, 언론 방송계에서는 이를 놓치지 않고 조명하고 있다. 임광원 군수도 그에 대한 울진의 이익을 재빠르게 눈치챈 것 처럼 보인다. 김 작가에 대한 최대한의 예우를 고려하고 있다.

얼마전 청도에서 전유성 개그맨이 개그극장을 차렸다는 기사를 읽었다. 강원도 기인 이외수 작가도 참석하여 개관 테입을 함께 끊었다고 한다. 전유성씨는 “개그도 자장면처럼 주문하면 배달할 것.” 이라는 인사말 개그를 해 사람들을 웃겼다.

청도는 소싸움을 시켜 전국의 구경꾼들을 불러 모아 흥행을 시키더니, 이번에는 전유성이라는 개그맨을 영입시켜 장사를 하려는 모양이다. 아마 전유성의 모양이나 행태가 궁금해서라도 청도에 사람들이 많이 몰릴 것이다.

공장이나 기업을 유치하여 자기 고장을 먹여 살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작은 비용으로 그에 못지않은 경제적인 파급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그것은 사람이다. 물론 지역의 인재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명인사를 울진에 유치함으로서 지역 이미지가 상승하고, 그에 따른 이익이 있다.

나는 한 때 한의사 금오 김홍경에 관심을 가졌다. 울진군에 제안서를 내기도 했다. 그가 울진에 정착하면, 전국 한의학도들이 그로부터 과외를 받기 위해 울진을 찾을 것이며, 나중에는 울진의 염원이던 대학, 그것도 한의학과 대학을 설립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그러나 그것은 나만의 꿈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지금도 울진에 살고 있는, 그러나 이제는 언제 떠날 지 모르는, 전국에서 유일한 고구려소리 열두마당 재연 보유자. 그에 대한 그 문화예술적 가치는 엄청날 것으로 보이는데, 울진군민만이 외면하고 있는 효성스님! 그를 놓치기는 못내 아쉽다.

여자가 자기를 사랑해 주는 사람을 위해 산다면, 남자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산다는 말이 있다. 이제는 사람이다. 사람이 희망이다. 울진 안에서 저명한 대작가와 함께 살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김주영 작가께서 울진에 내려오는 날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엑스포공원을 찾을 것이다. “저기 저 집이 김주영 대작가께서 글을 쓰고 계시는 집필실이야.” 아이들에게 희망이 먼 곳에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줄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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