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전 남편 고향 울진읍 연지리에 정착
노시모 봉양하며, 사회 봉사활동도 적극참여

                   <박옥심 여사>
“오늘 새벽 5시에 일어나 논에 잡초를 뽑았습니다. 저 손을 좀 보세요. 이처럼 손이 거칠어 다른 사람들에게 손을 보여 주지 않으려고 악수를 하지 않습니다.

지문이 다 닳아 인감을 뗄 때는 사인으로 대신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열심히 농사일을 하느라 손에 색칠 한 번 하지 못했습니다.”

“17년전 남편과 울진에 들어올 때는 거의 빈 몸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집도 새로 짓고, 땅도 2천여평 가지고, 소도 키우고 있습니다. 많을 때는 소 38마리까지 키웠습니다. 부지런히 일하며 살아 온 결과 지금은 경제적인 안정을 이루었습니다.”

박옥심(53) 여사의 말 속에서 그녀가 얼마나 열심히 일하며, 건실하게 살아 왔는 지와 평소의 생활태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

남편과 100세 된 시모, 딸 하나가 그녀의 가족이다. 아내로서 아이 엄마로서 며느리로서 1인3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연지1리의 2년째 부녀회장이며, 울진군생활개선회 회원이다. 노인복지센타 ‘노인돌보미’로서 사회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고, 풍선아트와 수화 등 개인의 취미`교양의 향상과 요리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울진의 대표 주부’이다.

그런데 박 여사는 울진의 대표 주부로서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지만, 그 보다도 더 뛰어난 대표주부로서의 소질이 있다면 노래 솜씨다. 3년전 울진대게축제 노래자랑 대회에서는 이고은의 ‘사랑하기 좋은 날’을 불러 대상을 받았다.

망양정노래자랑 대상, 울진군농가주부교실 노래자랑 대상, 평해단오축제 우수상을 받았을 만큼 아마추어로서는 노래 실력이 뛰어나 울진군연예인협회에서 회원 가입 권유를 받기도 했다는 것.

전문적으로 노래를 배운 적은 없지만, 20대 때는 처음 듣는 곡도 한번만 들으면, 다음에는 따라 부를 만큼의, 악상을 기억할 수 있었던 음악성은 타고 났다는 것이다. 노래방에 가면 노래방 곡의 약 80%를 소화할 수 있다는 것.

그녀는 3년째 울진읍 노인 돌보미로서 27명의 가구를 방문하여 보살피면서, 12개 마을회관과 경로당을 방문하여 노인들의 생활교육과 보이스피싱 등 사기 예방 교육 역활도 하고 있다.

그런데 박 여사의 마을 회관 방문 때는 인기 짱이다. 이들에게 항상 위문공연을 해주기 때문이다. 교육이 끝나면 빠짐없이 트로트 3~4곡을 선사한다는 것. 앵콜은 물론, 기립박수가 터질 정도라고.

그녀의 고향은 전라남도 해남이다. 대구에서 울진사람 남편을 만나 남편의 귀향에 따라 울진에서 살게 됐다. 처음에는 경상도에 대해 약간의 선입견도 있었지만, 자신이 하기 나름이라며 지금은 울진이 너무 좋다고 한다.

교통, 의료, 교육 문제가 좀 덜 발달되었지만, 살기에 너무 좋다는 것이다. 물 맑고, 공기 좋고, 바다와 산이 있어 산물이 풍부하고, 무엇보다도 이웃사람들의 인심이 아직 살아 있는 고장이라고.

울진 대표주부 박옥심 여사는 앞으로 지금처럼 2~3년만 더 고생하고 지역사회를 위해서 작지만 이웃을 도우며, 봉사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그녀는 주부이면서 농사를 짓는 여자였지만, 큰 일을 하는 남자들 못지 않는 ‘울진지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병식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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