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도 없는 땡볕아래
그늘이 그늘을 보듬는다.
나무들도 제마다 그늘을 만들어
산새들을 품어준다.
산들의 큰 그늘
넉넉한 풍경이 된다.
산 너머에서
허겁지겁 달려온 구름
녹색 들판에 흐르는
그늘이 된다.
흘러가서 오지 않은 시간
이제 그늘로 어딘가에
누군가의 그늘이 되어 있을까?
저 미루나무 잎!
햇볕에 반짝이는 사랑 노래를 보라!
그 사랑노래는
비로소 그늘이 되어 아늑한 숲이다.
그숲, 사이 길에
누군가의 무거운 죄가 보인다.
사랑한 죄.
김진문
(시인, 한국작가회의,
울진신문논설위원,
현 죽변초등학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