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훈 리포터

본사 프리랜서 리포터 배정훈(서면 쌍전리, 32세) 씨가 인터넷 포탈 네이버가 지난해 한글날을 기념하여 개최한 제1회 ‘아름다운 우리 시 공모’에 참가해 당선작 50선에 들었다.
배정훈 리포터의 작품 제목은 ‘묵호항’으로 유년시절 아버지와 함께 보냈던 동해 바닷가의 짠한 추억과 그리움을 서정적으로 표현해 냈다. 상금으로 순금 한 돈과 기념패가 주어진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9일부터 11월 23일까지 한글의 맛과 멋이 살아있는 우리 시 공모에 나서 약 4만 건의 작품이 응모된 가운데, 대상 1편, 우수상 2편, 그 외 당선작 47편을  뽑아 지난 11일 발표했다.
이 당선작들은 네이버 한글캠페인 페이지(hangeul.naver.com/poem)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3월21일 ‘세계 시(詩)의 날’에 맞춰, ‘네이버 아름다운 우리 시 50선’ 시집으로 엮어져 나온다.

이번 공모전 심사는 한국 현대시의 대가인 김명인, 정호승, 김용택, 안도현 시인이 맡았다. 울진출신의 김명인 시인은 “일반인의 시 수준이 이렇게까지 높은 수준이라고는 미처 기대하지 못했다. 실제로 살펴보니 주옥 같은 작품이 많았다. 심사하면서도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고 밝혔다.

                                                          고태우 서울지사장


묵호항 

칠번 국도를 타고
아니면 강릉행 기차를 따라
푸른 바다가 보이는 해거름 즈음에
철도 날도 없는 불빛이 보일거야.
서울의 달동네가 아니라
거기에 묵호가 있어.
이차선 무식쟁이 같은 시내를 돌아들면
묵호항이 있지.
그곳에
가끔 바람만 들면
가볼 수가 있었어.

아버지 따라
홍게며 물곰이며
운이 좋으면 알이 꼴똑찬 새우를 만나고
운이 나쁘면 트럭에 치인 갈매기와 만나지.
바다냄새보다 사람냄새가 찌인한
아버진 항상 그곳에서 가판대 커피를 사주셨지

묵호항 부둣가는 깊이도 모를 만큼 진창인데
그렇게 선심 쓰듯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어.
구석에서 꽁초를 만들며
줄낚시 하는 아저씨도 있단 말야.
인생이 궁상스러워도 이 때는 즐거운 법이야.
바지 끝을 조금만 양보하면 바다를 얻어갈 수도 있었어.
비늘그물조각 조개껍질 갈매기깃털 생선대가리
묵호항에 오면
도야지 같은 개복치도 있고
새벽물 젖은 오징어도 있고
별 생선 같지 않은 것들도 많아. 차별이 없지, 바다는
짠내만 쫌 풍기면
다 지 자식인 줄 알고 품고 사니까.
나는 그곳에서 바다를 배웠지.
저 속에 뭐가 들어 있는지
무엇이 저리 품고 살게 만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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