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기상대장 최성식

             최성식 기상대장
겨울철 울진에 눈이 오는 날 강원도 영동지방인 강릉•동해•삼척에도 눈이 오는 경우가 많다. 울진은 경북지방이지만, 눈이 오는 경우를 보면 대구•안동 같은 경북 내륙지방보다는 강원도 영동지방과 유사하다. 이는 대설을 유발하는 시스템이 강원도 영동지방과 울진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겨울철에 눈이 오는 경우 저기압이 통과하면서 올 때도 있고, 북동풍이 유입되어 올 때도 있다. 전자의 경우 저기압이 울진지방보다 북쪽에 중심을 두고 통과하면 눈구름이 태백산맥을 넘지 못할 때가 많아 울진에는 눈이 그다지 많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 시베리아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찬 공기가 동해상을 지나면서 풍부한 수증기를 만나 눈구름을 형성하고, 불난 곳에 기름 붓듯이 태백산맥이 눈구름의 발달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여 울진에 더 많은 눈을 내리게 한다.

울진을 기준으로 볼 때 동해는 눈•비구름의 원천인 수증기 공급처이다. 울진에 부는 북동풍은 울진보다 북동쪽에 있는 차가운 동해 바다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이고, 남동풍은 울진보다 남동쪽인 상대적으로 따뜻한 바다에서 불어오는 포근한 바람이다.

눈이 내리려면 수증기와 찬공기가 필수조건이기에 다른 기상학적인 조건이 함께 갖추어질 때 울진에 북동풍이 불면 춥고 눈이 내린다. 남동풍의 경우 상대적으로 따뜻한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라 눈보다 비가 내리는 경우가 더 많다.

1971년 울진기상대 창설 이래 적설 관측자료를 살펴보면 하루동안 내린 눈의 양(최심 신적설, 자정 기준)은 울진기상대가 위치한 울진읍 연지리 기준으로 2011년 2월 11일 41cm로 가장 많이 내렸다.

다음날인 2월 12일에 28.7cm가 더 내려 이틀 누계 적설량(최심적설)으로는 2011년 2월 12일 65.7cm가 최고기록이다. 하루동안 내린 눈의 양(최심 신적설) 2위는 2005년 3월 5일로 39.2cm, 3위는 2013년 1월 17일 30.2cm이다. 적설 극값 1~3위까지 모두 북동풍이 불면서 눈이 내린 날이며, 대략 10센티미터 이상 울진에 눈이 오는 날은 대부분 북동풍이 함께 불었다.

올해도 2월 7일부터 16일까지 약 일주일 넘게 울진에 북동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는 북동풍과 함께 울진에 눈이 얼마나 올까? 겨울 가뭄이 해소되고 눈으로 인한 피해가 없을 만큼, 딱 좋을 만큼 내리길 바란다.

 

저작권자 © 울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