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태 (사)한국JC 제45대 중앙회장 홍성태

아베총리가 집권한 일본의 1년은 과거 군국주의 일본의 영광(?)으로의 회귀를 꿈꾸는 듯 했다. 이른바 우경화(右傾化)가 그것이다.

아베총리가 집권하면서 줄곧 망언이 쏟아지더니 집권 1년이 되던 날에는 전격적으로 2차 세계대전의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헌법위반 (2004년 이후 일본 법원이 야스쿠니 신사를 공식 참배하는 것은 헌법상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는 원칙을 위배한 것이라는 판결) 임을 알고도 참배했다.

그런가 하면 군사대국화를 지향하기 위해 동맹국이 공격받을 경우, 반격할 수 있는 집단 자위권 행사와 전쟁 수행이 가능한 보통국가로의 회귀를 위한 명분의 ‘평화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아베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데는 나름 데로의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다. 미·일·중을 비롯한 동북아 외교관계에서 일본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음을 간파한 것이다.

팍스·아메리카나 시대를 구가했던 미국이 재정난으로 국방비를 줄이면서 일본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는 처지를 일본이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머지 않는 장래에 미국을 능가할 수 있는 중국을 옆에 둔 일본의 초조함과 맞물려 도저히 물러서고 싶지 않은 절발한 일본의 현실과 겹쳐져 있다.

현재 일본은 미국의 영향력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인데, 앞서 지적한 미국의 처지를 읽은 아베가 교묘한 행보를 하고 있음은 물론 장차 일본은 핵무장까지 감행하려할 것이 뻔한데, 그런 날이 온다면 동북아 특히 우리나라는 역사상 전례없는 초강대국 두 축 사이에 끼이는 상황이 발생하는 위기에 놓이게 된다.

일본의 우경화는 일본 스스로의 고립을 자초하는 것이라지만, 일본의 외교력과 전략을 간단히 치부하고 넘어 갈 상황이 아니다.

최근 동남아 국가들의 지지를 이끌어 낸 일본의 집단 자위권 구상과 인도 외교에서 나타난 대외적 자신감, 그리고 일본 국내의 ‘아베노믹스’로 대변되는 경제정책의 국민적 지지와 최근 도쿄 지사의 압승에서 나타난 정치적 지지도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우리의 외교적 입장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집권초기부터 동북아 외교정책의 큰 방향으로 ‘아시아 패러독스 (동북아 국가들의 경제적 밀접관계가 가속되지만 과거사 문제로 갈등은 증폭되는 현상) 의 극복’ 을 구현하려 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아베의 우경화 행보로 인해 취임초기 미·중 정상회담 보다 먼저, 대일 정상회담을 추진했어야 했으나,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일본의 우경화’ 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첫째 과거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향수와 일본경제 침체에 따른 민족주의가 강해지고 있으며, 둘째 세계최강으로 발돋움하는 중국견제심리, 그리고 셋째로 교활하고 치밀한 근성의 세도-매저키즘적인 일본 국민성에 기인한다.

그런데 일본의 행보가 우경화일 뿐인가? 집요하고 교활한 일본은 우경화를 넘어 제국주의(Imperialism, 帝國主義)와 패권주의(覇權主義) 로 나아가려가는 야욕을 품고 있다. 국제정세는 늘 강자의 논리에 의해 지배되고, 격변한다.

동북아의 중심에 우리가 있다. 강력한 국력과 외교력으로 중·일이 감히 우리를 넘보지 못하도록 국격을 갖추자! 그것만이 일본의 패권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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