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JC 제45대 중앙회장 홍성태

봉화 청량산 하늘다리는 잽이 안된다. 소천에서~울진 가는 길, 새도로 공사구간 고가도로의 위용은 가히 압권이다.

며칠 전 울진 갈 기회가 있어 불영계곡을 넘어가는데, 36번국도 봉화~울진간 국도공사가 한창이다. 고가다리가 계곡과 계곡을 잇고, 터널이 산을 뚫고 있었다. 승용차를 세워 고개를 들어 한참 멍하니 쳐다보니 어질어질 했다.

하늘에 닿을 듯이 높디높은 고가도로 중 통째로 휘어져 돌아가는 고가다리 건설기술은 대단했다. ‘저렇게 높은데, 눈이 많이 오는 울진의 겨울에 고가다리 도로가 얼어 붙으면, 통행인들 가능할까? ’ 걱정된다.

울진 서면장은 “울진~보령간 36번 국도가 4차선으로 되다가 소천에서 2차선으로 축소됐어요” 라며, 서운한 속내를 드러냈다. 또 그동안 중앙정부의 국토 균형개발 측면에서도 ‘대단히 불평등하고, 소외감마저 느낀다.’ 는 것이다.

당연히 필자도 울진~봉화간 새도로가 뚫리면, 울진주민들의 소외감을 털어내고, 국내외 관광객이 더 찾아와 울진주민들의 소득이 높아지길 바라는 사람이다. 그러나 울진을 다녀와서 그 도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다.

울진은 봉화보다 주민 수와 관광자원 수도 많고, 원자력발전소가 있어 해마다 엄청난 재정지원도 해주고 있어 만고에 부러울 것이 없는 곳이 울진이다. 단지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어 서울, 대구 등 대도시로 향하는 접근성이 떨어져 조금 불편할 뿐이지.

울진주민들이 바라는 대로 봉화소천~울진까지 4차선으로 완공되고, 다른 동해안선 교통이 더 나아지면, 울진주민들은 편리하고 더 많은 관광객이 찾아올 것이다. 그런데 울진의 상권이 무너질 수도 있다. 교통이 편리함으로써 오래 머무르지 않을 수 있고, 지역주민들이나 원자력발전소 근무자들이 서울 등 대도시에서 쇼핑을 하게 될 우려가 있다.

지금 교통이 좋아진 봉화 영주 예천 안동 의성 군위의 지역경제가 말이 아니다. 5일장도 제대로 서지 않고, 대도시 유학도 더욱 편리해져 상주인구가 감소하니, 지역 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장날을 비교해 봐도 봉화과 영덕읍 5일장은 제대로 서질 않는다. 교통이 좋은 영주 안동 포항에 상권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해 울진 죽변 영양 장날은 사람도 많고, 제대로 장이 선다.

영주 안동 문경 상주 아줌마들은 남편이 출근하면, 삼삼오오 모여 차 한 대로 대구, 서울청량리에 가서 점심 먹고 쇼핑하고 느긋하게 돌아와도 시간이 남는단다. 안동 예천 사이 신도청 시대가 열리면, 북부권 최고 상권이던 안동 옥동과 영주시내 상인들은 매우 걱정이란다. 상권이 신도청지로 빼앗길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울진 가는 길’이 좋으면, ‘울진 나가는 길’도 좋다. 그러면 남는 게 없다. 먼 옛날 중국천하를 통일했던 한고조 ‘유방’ 의 책사 ‘장량’ 이 토사구팽(兎死狗烹) 을 당하기 싫어 찾아간 깊은 운둔지가 ‘장가계’ 인데, 지금 중국 제일의 관광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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