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식 주필


요즈음 울진도 지방선거 기간 중이다.

선거는 말과 글로써 한다. 후보자들의 진정한 생각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서 그들의 마음속에 들어가 볼 수는 없으니, 그들의 말과 글, 그리고 태도와 행동을 통해서 후보자의 비전과 능력,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짐작할 뿐이다.

결국 후보자들은 유세와 선거공보물, 운동원들의 활동 등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사로잡아야 하기 때문에 선거와 관련된 말과 글은 상황에 맞게 써야 한다. 특히 요즈음은 인터넷의 게시글의 전파력이 급속도로 빨라 영향력이 매우 크다.

선거에 있어 공격과 방어는 필연적이다. 권투에서 챔피언은 방어전을 잘 치러내야 하고, 도전자는 챔피언의 약점을 잘 찾아 공격해야 한다. 이때 특정후보 지지의 옹호의 말과 글들을 분별력있는 유권자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내용(팩트)이 있어야 하고, 논리적으로 설득력이 있어야 하며, 상대방을 존중해야 한다. 그런데도 말의 안전불감증에 걸린 일부 운동원과 지지자들은 불안전하다. 자신의 천학비재를 그대로 드러내어 막말을 쏟아 붓는다. 선거운동을 하는 것인지, 좌충우돌 싸움을 하자는 것인지...

오늘날 사람들의 말에 대한 안전불감증은 세월호 대 참사와 관련해서도 확장된다. 세월호가 완전히 침몰한지 보름이 넘었는데, 아직도 “무사귀환 기원이니, “생환의 기적” 이라는 말과 글을 남발하고 있다. 실종자 유가족들은 이 말과 글들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번 참사를 애써 외면한다고 위로가 되는 것이 아니다.

남들이 그렇게 말을 하니까, 타성에 젖어 무사귀환이니, 생환이라는  말들을 생각없이 내 뱉다보면,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한다는 말이 화를 부를 수도 있다. 우리는 실제로 상황과 맞지 않은 말과 행동을 하다가 이미 곤경에 처한 몇 사람을 보고 있다. 

이번에 세월호의 사고와 구조과정을 지켜보면서 대한민국 사회의 안전불감증에다, 부조리의 만연, 리더쉽의 부재를 보았다. 우리나라 국민성은 정확히 하려고 따지거나, 불합리한 것을 고발하면, 정의 실현의 시민정신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앞뒤 꽉 막힌 골치 아픈 사람으로 낙인찍혀 왕따 당하기 십상이다.

세월호가 완전히 침몰하자, 나는 구조만큼이나 시신의 유실이 걱정됐다. 빠른 시간내에 펜스를 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완전 침몰 일주일이 되어서야 시신 유실방지 그물막이 설치됐다는 소식을 듣고서는 억장이 무너졌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져야할 현 정부는 수백명 아이들의 생명보다 더 중요한, 무슨 국정이 또 있었을까! 국정 최고 책임자가 해양경찰청장. 해군참모총장, 119소방본부장을 사고현장으로 불러 찰나를 다투는 구조와 수습을 직접 진두지휘했더라면, 우리는 여한이 없다.

아니면, 최고 권력자의 전권을 위임받은 특임관이라도 상주시켜 사태를 확인하고, 신속한 인적·물적 자원의 동원과 배치, 작업의 우선순위 결정과 사후처리를 해 주었더라도 우리는 대한민국 정부와 국가에 대해 여한이 없다.

절망한 아이들의 마지막 순간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우리 어른들의 성장 제일주의가 꽃 같은 아이들을 몰살시키는 엄청난 죄악의 결과로 나타났다. 총체적 난국이었고, 대한민국의 현주소였으며, 국정전반의 시스템의 부재였다.

이번 대재앙을 계기로 후진국 한국사회가 전반적으로 다시 조율되는 반성과 혁신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지도자의 애국심, 국민들의 시민정신을 바탕으로 한 국가 전반 안전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지기를 바란다.


우리는 설마 했다. 설마 저 큰 배가 넘어져 침몰될까? 안전불감증이다. 특히 울진은 원자력전소가 있다. 대피 매뉴얼을 작성하여 훈련도 해야 한다. 그리고 울진의 해변유실도 걱정된다. 울진에는 바다모래의 채취가 심하다. 설마하다가 해변 근처 건물이 무너져 사람이 다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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