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산 LNG 저장소 주변 사람죽어요!
월천1,3리, 호산2리 주민들 아우성

 

“먹고 살기 좀 나아지리라 기대하고 LNG(액화 천연가스) 저장기지를 유치했는데, 가스 중독과 악취, 그을음 때문에 사람이 죽을 지경입니다.” 월천1.3리 주민들과 호산2리 회관에 모여있던 리장과 청년들의 하소연은 끝없이 이어졌다.

호산시내로 들어서면 LNG 가스 때문에 사람이 살 수 없다는 구호 현수막이 온 시내를 뒤덮고 있다. 가스기지와 인접한 호산2리 리장과 청년들은 회관에다가 대책위원회를 설치해 놓고, 이주대책을 세워 줄 때까지 투쟁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지난달 24일 경 10만톤급의 LNG선이 처음으로 호산 가스기지 항에 도착해 기지굴뚝에 불을 붙인 뒤부터, 굴뚝과 1백여미터 떨어져 가장 가까운 월천3리 50여 가구 1백여 주민들은 4일간 덕구온천으로 마을 전체가 대피하여 울진의료원 등에서 통원치료를 받았다. 

뿜어져 나온 가스와 악취, 그리고 그을음 때문에  견딜 수 없는 고통에 시달렸는 데, 물론 바람의 방향에 따라 다소간 차이는 있지만, 지독한 냄새에 머리와 목이 아프고, 속이 메스껍고 구토가 날뿐만 아니라, 어지러워 견딜 수 없다는 것이다.

고통이 얼마나 심했던지 특히 밤에는 잠도 안 오고, 가스기지 굴뚝의 불만 보아도 깜짝깜짝 놀라 경기를 할 정도의 노이로제에 걸렸다는 것이다. 월천리 한 주민은 가스를 마시면 환각성도 있는지, 사람을 죽이고 싶은 분노마저 일어날 정도라며, 만일의 사태를 우려하기도 했다.

가스공사 측은 15일 오후 월천1리 마을회관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주민설명회를 열었는데, 한 주민은 평택의 가스기지 예를 들어, “주변에는 철망을 치고 사람들이 살고 있지 않는데, 호산에는 왜 이렇게 시내와 인접하여 건설하였느냐?” “환경영향평가 때는 굴뚝조차 없다고 해놓고, 가스와 연기를 내뿜느냐” 며, 항의했다.

이번 가스 사태에 대해 가스공사 호산본부 관계자는 천연가스는 “무색 무취의 물질로서, 주민들의 고통이 가스로 인한 것인지, 입증되지 않아 책임질 수 없다.” 그리고 “며칠간 굴뚝에 불을 붙였지만, 이제는 ‘재액화 시설’ 을 완료하여 가스를 불태우지 않는다.” 고 책임 회피성 발언을 했다.

현재 호산 기지에는 12개의 저장 돔 시설이 건설되었는데, 한 개의 저장 돔은 사할린에서 실어오고 있는 10만톤급 LNG선의 선적량 2대분을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다. 현재 3개 저장고에 액화가스 저장 적응시험을 마쳤다고 한다.  

저장 적응시험이란, 영하 162도씨로 액화된 상태로 실어온 가스를 자연온도 상태의 저장고에 주입할 때, 기화되어 발생하는 가스를 외부로 배출하지 않으면 폭팔할 수 있으므로 배출시켜야 하는데, 연소시키지 않고 배출하면 위험하기 때문에 태운다는 것이다.

이번 주민들의 고통과 가스기지와의 관련성이 없는 것처럼 발언했던 가스공사 본부 팀장은 연기와 그을음은 불완전 연소 때문에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했으나, 주민들이 주장하는 암모니아 가스 유사한 악취 부문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가스에 다른 물질을 주입하는 것은, 가스 누출시 냄새를 통한 사전 사고예방을 위해 저장고에서 소비자에게로 공급하기 위해 송출관으로 내보낼 때 주입하는 것으로, 가스를 불태울 때 나는 악취와는 상관이 없다는 주장이다.

가스공사 측 모 팀장은 이번 주민들의 고통에 대해 책임 입증이 되지 않아 책임질 수 없다면서도, “월천3리 주민들에 대해서는 삼척시와 이주대책을 협의중이며, 삼척시에서 이주를 위한 용역을 시행 중에 있다.” 고 횡설수설, 앞 뒤 맞지 않는 주장을 폈다.

한편 14일 오전 일찍부터 오후 5시경까지 원덕읍 관내 호산, 비화, 임원 노곡 등 4개 어촌계 소속 어선 80여척은 월천리 앞바다에서 10만톤급의  LNG선 호산 기지항 진입을 저지했다. 가스공사가 정치망어업 등에 대해서는 보상을 했으나, 어선어업에 대해서는 보상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민들에 따르면 엄청나게 큰 배가 드나들면서 항로고시도 받지 않았고, 작은 영세 어선들의 운항·조업활동이 위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가스공사 측은 해수부에 항로 지정을 요청했으나, 필요하지 않다는 답변을 받아 운항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해명이다.

                                                                 이준호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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