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경자 산문부 심사평


중등부와 고등부, 일반부의 응모된 원고를 읽는 중에 울진사람과 울진의 풍광이 눈에 훤히 그려졌습니다. 수십 년 전에 한 번 가본 울진에 대한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르고 그 바다와 골짜기들이 그리워졌습니다. 

중등부의 김나현 학생이 쓴 글은 정말 중학생이 썼을까? 의심이 들었습니다. 의심할 필요가 없다면, 김나현 학생은 이야기를 꾸며서 쓰는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으니 작가의 꿈을 놓지 않았으면 하는, 당부의 말을 남깁니다. 

울진문학상은 산문작가를 가려 뽑는 본격문학상과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이 거리를 심사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음을 밝힙니다. 우선 울진에 대한 정을 담고 그곳의 모든 것을 눈에 보이게 그리며, 추억할 수 있는 글이되 진정성이 담긴 것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이 글들이 발표되었을 때, 같은 고향 사람들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자부심을 느끼고 다른 지방 사람들은 울진을 찾고 싶어지게 하는 글을 좋게 보았습니다. 그런 목적을 두었으되 읽는 사람이 편하게 읽을 수 있고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문장력과 표현력이면 나무랄 데가 없습니다.

일반부에선 아주 잘 쓴 글 한 편이 있었습니다. <자두>를 응모하신 분인데, 흠잡을 데 없는 글쓰기 솜씨임에도 불구하고 선에 넣지 못했습니다. 글의 내용이 울진과 상관이 없어서였습니다. 선에 오른 분들도 점수 차이가 소숫점으로 나뉠 만큼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았음을 밝힙니다. 우선 고향에 대한 추억과 자부심이 신선해서 그런 마음 자체가 좋은 글을 만들었을 것 같습니다. 

선에 오르지 못한 글들 중에 탈락시키기 아쉬운 작품이 꽤 되었습니다. 아주 작은 점수로 탈락했다는 걸 염두에 두고 섭섭함을 달래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응모된 글 중에서 지나치게 감상적이거나 교육적이거나 계몽이 목적인 글, 자료에 의존한 글들은 점수를 높게 줄 수 없었습니다. 글쓰기는 우선 진정성과 상상력, 창의성이 중요합니다. 

<울아버지 보고 싶어요>, <생일 그리고 행복>, <왕피천의 추억>, <옛친구> 등의 글을 보내주신 분들껜 남다른 격려를 보냅니다. 글을 쓰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고향은 또 다른 자연의 어머니, 정신의 어머니입니다.
울진에 남다른 사랑을 보냅니다.
                                                          

 

 

저작권자 © 울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