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경관의 보고/ 울진의 자연생태 특집


                                 ▲ 왕피천둘레길 트레킹 ... 팔각정 쉼터 구간

   ▲ 왕피천둘레길 트레킹 ... 왕피천 생태탐방로3
왕피천의 속살을 속속들이 들여다 볼 수 있는 왕피천둘레길. 잘 알려져 있지 않아 낯설고 보이지만, 환상적인 풍경을 꼭꼭 숨겨두고 있는 곳이 바로 왕피천유역 생태탐방 둘레길이다. 

생태경관보전지역을 가로지르는 왕피천은 산양, 하늘다람쥐, 수달 등 천연기념물이거나 멸종위기동물로 지정된 것만 13종 이상이고 1급수에만 서식하는 버들치를 비롯해 봄에는 은어, 황어 가을에는 연어가 소상하는 회귀성 어족의 산란터와 고란초, 노랑무늬붓꽃, 꼬리진달래 등 동식물의 보고로 불린다.

울진군과 왕피천계곡 에코투어 사업단이 102.84㎢(약 3천 만평)에 이르는 왕피천 유역 생태경관 보전지역 일대 생태탐방 둘레길 4개 노선, 3순환 코스 51.8km에 대해 지난 5월 1일부터 사전예약 탐방제를 실시해 운영하고 있다. 
 
생태탐방로 주변에는 실직국 마지막왕의 피난처에 얽힌 전설과, 태풍을 예감한 용의 승천 및 보부상의 애환이 담긴 찬물내기 고산습지와 불영사계곡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1탐방로는 왕피천 내곡 동수곡삼거리 입구에서 거리고마을(7.7km), 왕피분교, 실둑교까지 12.1km로 약 7시간정도 소요되며, 2탐방로는 굴구지마을에서 왕피천 내곡 용소를 돌아 회귀하여 다시 굴구지마을(4.6km)로 돌아오는 코스이다.

제3탐방로는 수곡리, 남사고 선친묘소, 샘물, 하원리까지 7.6km 코스로 약 5시간이 소요되며 남사고 유적지, 찬물내기 등 역사가 스며든 옛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모든 코스는 왕피천계곡 에코투어사업단(www.wangpiecotour.com)에 사전 예약을 해야만 탐방할 수 있다.

제1탐방로는 동수곡입구 삼거리에서 시작된다. 동수곡 입구는 비교적 길이 잘 닦여진 흙길이다. 소담하게 피어있는 산수국, 도라지, 굴참나무 군락지, 자작나무 등 탐방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며 산속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를 온몸으로 느끼며 즐거운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제2탐방로인 굴구지 코스는 용소와 거센 물살에 깎인 하얀 바위계곡, 금강소나무 등으로 계곡트레커들의 성지로 대접받고 있는 곳이다. 

S자로 휘어지는 계곡을 따라 모래톱과 자갈톱을 걷고, 바위를 오르고 폭 5~8m 물을 건너는 계곡 트레킹을 하거나, 발을 물에 적시기 싫은 사람들은 계곡을 따라 조성된 생태탐방로를 이용한다. 

물길이 암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위험하기 때문에 계곡 트레킹을 하더라도 이 구간만은 생태탐방로로 우회하는 것이 좋다. 구명조끼와 튜브를 이용해 건너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물이 휘도는 소는 안전을 위해 피하는 것이 정석이다.

생태탐방로는 계곡에서 조금 떨어진 산자락을 따라 이어져 있다. 가파른 구간도 일부 있지만 계단이나 밧줄이 설치되어 있어 위험하지는 않다. 하지만 탐방로만 이용한다면, 왕피천의 비경을 제대로 감상하기 힘들다. 탐방로가 산으로 올라가는 지점에서 물가로 난 길을 따르면 용소를 만날 수 있다.

입구인 상천동 초소에서 용소까지는 30분 정도 소요된다. 용소를 지나 상류 쪽으로 계속 가기 위해서는 다시 갈림길로 돌아와 탐방로를 타야 한다. 탐방로 중간 중간에 왕피천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있다.  

용소 위쪽으로는 쉬기 좋은 학소대가 있다. 쉬면서 용소를 바라보니 또 다른 용의 모습이 보인다. 제일 앞의 바위는 용의 머리를 닮았고, 그 뒤로 몸통에 해당되는 암벽들이 줄지어 서 있다.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른 모습을 띄는 것이 왕피천 용소의 매력이다. 

제3탐방로 구간은 수곡2리 막금마을 왕피천 물가 정자에서 시작해 하원리까지 이어진다. 이 구간은 딱딱한 아스팔트가 없으며 오로지 흙길만 조성되어 있다.

이처럼 강을 따라 걷다보면 산을 타고 오르기도 하고, 어느새 바위들 사이로 길을 만들다가 이내 다시 발목까지 차오르는 왕피천의 생태탐방로는 다양한 생태자원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가을을 맞아 푹신한 흙길을 걸으며 역사가 스며든 옛 산길의 정취를 온몸으로 담아낼 수 있는 울진으로 발길을 실어도 좋을 것이다.

                                                             /임진각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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