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남 출신 곽의택 한국소공인진흥협회 회장


‘소공인(小工人)’ 곧, 직원이 10인 미만인 제조업을 운영하는 기업인은 전국적으로 30여 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무엇보다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가장 크게 이바지한 주인공들이다. 그럼에도 그동안 대기업과 중소기업 및 상인들에 가려 국가의 관심과 지원에서 소외돼 왔다.

다행히 박근혜정부 들어 소공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정부 차원의 지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13년부터 시작했는 데, 지난해부터는 지원 범위가 전국으로 확대됐다. 올해는 모두 24곳에 ‘소공인특화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012년 문래동에서 처음 소공인 지원사업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문래동은 어둡고 낙후된 곳이었다.

정보와 소통의 부재 등 여러가지 구조적 문제점으로 인해 체념과 불신, 재개발에 대한 불안감 등이 가득 차 도심에 있으면서도 외딴섬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 체념과 불신으로 가득 찬 소공인의 의식을 바꾸는 것이었다.

2012년 ‘문래소공인경영대학’ 이라는 주경야독(晝耕夜讀) 아카데미를 개설, 평소 소공인이 접하기 어려웠던 체계적인 경영관리 교육을 했다. 12회차 걸친 300여 명의 졸업생은 새로운 비전과 지식을 갖추고, 기수별 동문회를 조직해 문래동을 이끌어가는 리더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이를 중심으로 지난 3년간 문래동에서 이뤄진 변화는 참으로 눈부시다. 이른바 ‘문래동식 소공인 혁신 이야기’는 아직은 출발선에 있는 소공인 지원사업 분야의 좋은 선례와 본보기가 될 것이다.

첫째, 소공인이 생산한 제품의 마케팅을 위한 사업들을 시작했다. ‘문래 기계금속 가공 집적지 편람’ 을 제작, 집적지의 현황을 객관적 자료로 정리한 것이 그 대표적인 성과다. 이를 바탕으로 마케팅을 펼쳐 국내외바이어를 유치하고, 지역내 소공인이 일감을 나눠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아울러 올해에는 ‘문래머시닝밸리협동조합’을 설립, 공동구매, 공동개발, 공동마케팅 등을 실천해 나갈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둘째, 기술개발에 대한 의지와 관심을 불어넣기 위한 의미있는 이벤트를 수행하고 있다. 이미 3회나 개최한 ‘한국팽이기술대전’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 대회는 기술과 놀이문화의 융합을 통해 문래 소공인들의 단합을 다지고, 일감 확보와 집적지 홍보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행사다. 또 비슷한 환경인 일본 도쿄 오타쿠의 공업페어와 세계팽이대회에도 참가, 국제적인 경험과 감각을 쌓도록 하고 있다.

셋째, 소공인의 자긍심 회복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들을 계속하고 있다. 열악한 작업장 환경 개선에 나서 낡은 간판을 바꾸고 화장실을 개보수하는 등 편의시설 개선을 통해 쾌적한 작업 환경과 삶의 터전을 가꿔나가고 있다.

또 소공인과 예술인 간의 협업을 도모하는 제품개발 동아리 활동지원, 자긍심을 드높이고 화합을 다지는 문화체육 행사 개최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이는 소공인 간 자발적인 조직화를 유발해 현재 음악동아리, 2세 경영자모임, 공장 혁신모임 등 개성 있는 동아리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렇듯 문래동 소공인 집적지는 불과 3년여 동안 커다란 변화를 경험했다. 그 변화의 키워드는 혁신과 비전이다. 우리가 변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의지와 가능성을 공유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혁신 인프라를 중심으로 내년부터는 ‘판로확보’ 등 비전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노력을 해 나갈 것이다. 정부 소공인특화지원센터가 그 중심에 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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