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기성면 척산리 황병흥씨


신부증 말기 동생에게 콩팥기증

동생과 함께 수술 잘돼 회복 중

 

 

“수술전 조상묘를 찾았습니다. 수술이 잘못되면, 조상님들 곁으로 가겠다고 사전 인사를 올렸습니다.” “가슴이 뭉클하데요” “병든 동생을 살려 함께 잘 살고 싶으니, 조상님들께서 도와 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동생과 나의 수술은 잘 되었고, 빠르게 회복 중입니다. 새까맣던 동생의 얼굴색이 수술 몇일만에 붉은 혈색으로 돌아 생기를 되찾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세태, 형제간에 재산 때문에 다투고, 서로 부모 봉양하지 않겠다고 다투는 그런 세상에 자신의 장기를 절제해 동생을 살려내는 우애 깊은 형이 있다는 소식은 세상을 따스하게한다.

기성면 척산리에 농사를 지으며 살아 온 황병흥(63세)씨는 같은 마을에서 농사를 지어오다 10여년전 발병해, 2년전부터는 1주일에 두 번 투석(피 거름)을 해오다 이제는 말기에 다달아 이식수술을 하지 않으면 위험한 상황에서, 막내동생 병호(57세)를 위해 한쪽 콩팥을 제공했다.

콩팥 이식수술은 시술 중 사망하거나 콩팥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는 대수술로서, 수술 후에도 30~40% 후유증을 겪어야 하는 매우 위험한 수술이다. 기성면 바르게살기 운영위원장이기도 한 병흥씨는 부인과 1남2녀를 두었다. 가족들에게 자신의 뜻을 밝히자, 아버지의 장기 제공에 문제가 있으면, 세자매 자신들이 삼촌을 위해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히더라니, 형제간의 우애로는 세상에 드문 일이다.

지난 3월9일 서울 아산병원에서 수술하여, 형은 8일만에 동생은 13일만에 퇴원하여 집에서 요양 중이다. 현재 형은 월 2회 수술 병원에 다녀와야 하고, 동생은 주일마다 내원하여 검사와 상황을 체크받고 있다.

수천만원이 들어가는 이번 수술을 위해 기초생활대상자인 동생 대신 형 병흥씨는 자신의 논 10마지기 중 다섯마지기를 팔았다. 혈액형이 같으면 수술비용이 적게 드는 데, 혈액형이 틀려 많은 수술비가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 형제들과 친구들이 나서 십시일반 도와주기도 했는데 감사드리며, 은혜를 잊지 않겠다고. 그런데 형의 걱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동생의 한 달 약값만 1백10만원이 들어가고, 부수적인 비용까지 계산하면 앞으로 들어갈 비용이 엄청나다.

병흥씨는 자신의 몸 회복을 돌보기도 힘들 것이지만, 형 노릇하기에 신경을 더 쓴다. 모든 것이 잘 될 것입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겠지요. 모두가 걱정하고 소원하면 안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죽을 때까지 동생과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이태환 프리랜서 기자
 

 

저작권자 © 울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