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산과학원 자료

▶왕돌초 보존 및 개발대책 심포지엄
왕돌초(王乭礁)는 울진군 후포면에서 동쪽으로 약 23km 떨어진 곳에 위치하는 거대한 수중의 암초로 맞잠, 중간잠, 셋잠의 3개의 수중 봉우리로 구성되어 남북으로 길게 돌출된 형상이며, 서쪽은 급한 경사를 이루고 있는 반면 동쪽은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다.

왕돌초의 크기는 100m보다 얕은 곳을 기준으로 할 때 남북으로 6~10km, 횡측인 동서로는 6km 정도며 전체면적은 여의도의 2배 넓이인 약 15㎡이다.

후포면에서 어선으로 약 1시간 거리에 위치하는 왕돌초는 오랜 옛날부터 울진군과 영덕지역 어업인들이 최고로 선호하는 황금어장으로 그들의 삶의 터전이었지만, 근래 들어 과도어획으로 인한 자원 감소와 주변의 환경오염으로 인한 산란장과 서식장 파괴, 분실어구와 폐어구로 인한 어족자원 생산성 저하, 무분별한 낚시와 스쿠버 다이빙 등으로 생태계 훼손이 심화되고 있어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성에 근거한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4월23일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연구소와 울진군이 공동으로 동해 왕돌초의 발전방향을 수립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종합 심포지엄을 개최한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수산연구원과 수산관계자, 어업인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왕돌초 해역의 해양환경 특성, 수산자원 현황과 특성, 어업실태 및 자원관리 방안과 관련한 제안 등 총 11편의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등 왕돌초 보존 및 개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리고 연구결과 발표 후에는 종합토론의 시간이 마련되어 참석자들 사이에 진지한 토론이 벌어졌고, 이러한 토의는 추후 왕돌초의 재조명과 아울러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왕돌초의 발전방향을 수립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생태계 복원과 보존·개발대책 등 모색, 바다목장과 연계 테마관광벨트로 조성


▶왕돌초 3차원 영상도
▲수로지에 나타난 왕돌초 인식의 역사

한수당자연환경연구원 한상복박사는 “후포항에서 동쪽 13해리에 있는 암초에 관한 기록은 1907년 5월13일 원산에서 부산으로 항해하던 일본 선박이 북위 36도 48분, 동경 129도 47.5분 위치에서 선저(船底)가 암초에 접촉한 흔적을 보고한 적이 있고, 일본해군수로부에도 죽변만 동남방의 암초 발견을 알렸으나 1908년 확인측량에 실패하여 공식화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1914년 3월 러시아 기선이 나가사끼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항해 중 화모말(花母末) 인근의 현저한 지형지물인 금장산 정상에서 88도 방향 21.3해리 해상에 암초가 있음을 보고했고, 1918년 8월 군함 대화(大和)에 의해 확인된 후 1920년 4월 발행한 한반도의 동해안과 남해안을 다룬 「일본 수로지 제10권 상」 49쪽에 간단히 설명되면서 공식화된다.

이것이 왕돌초에 관한 최초의 기록이기는 하지만 왕돌초라는 고유명칭은 수로지(水路誌)에 1990년에 나타난다.
한박사는 “왕돌초는 이 해산(海山)의 맨 꼭대기 부분으로, 항해하는 선박에게 위험을 초래하는 부분이므로 전체적으로는 왕돌해산(王乭海山)이라는 고유명칭을 부여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초(礁)는 암초(暗礁)를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항해 안전에 위협을 주는 소규모의 수중장애물을 일컫는 말이고 순수한 우리말로는 「여」가 되는데, 초(礁)보다 규모가 더 작은 것을 칭하는 경향이 있다”는 말로 그 이유를 설명한다.

▲왕돌초 해역의 해양환경 특성
동해수산연구소 정창수연구관은 “지리적으로 좁은 해역임에도 불구하고 수온분포는 왕돌초 북서해역에서는 북한한류, 남동해역은 동한한류의 영향을 지배적으로 받는다”고 밝혔다.

그리고 왕돌초는 지형적 영향으로 인해 저층수의 상층현상은 5월로 접어들면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영양염과 클로로필-a의 농도분포는 2월과 5월 왕돌초 정상 부근 해역에서 높게 나타나, 왕돌초의 주변 해역에서는 저층수의 상층에 의해 영양염이 유광층으로 공급됨에 따라 생물 생산성이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한다.

동물프랑크톤 현존량의 분포는 전반적으로 2월, 8월에 남고북저, 5월에 북고남저의 분포를 보였지만 먹이공급과 생물생산이라는 측면에서 식물플랑크톤 현존량 분포 경향은 이들과 잘 일치하지는 않았다.

▲왕돌초 해역의 수자원 현황과 특성은
동해수산연구소 황선재박사팀은 2003년 2월, 5월, 8월, 11월중에 총 4회에 걸쳐 왕돌초 주변 해역을 조사했다.
황박사는 “조사기간 중 출현어종은 총 32종으로 이중 어류 25종, 연체동물류 2종, 두족류 2종, 갑각류 1종, 극피동물 2종이 출현했고, 어구별로는 홑자망이 22종, 삼중자망이 19종, 통발이 9종 출현하여 홑자망이 가장 높은 출현 수를 보였다”고 밝혔다.

어획수심별 출현어종수는 수심 50m에서 22종이 출현하여 가장 높은 출현종수를 보였고, 대조구인 수심 150m에서는 12종이 출현하여 가장 낮은 출현종수를 보였다.
계절별로는 대체로 여름철에 약간 높은 출현종수를 보였고, 연중 어획된 어종은 기름가자미, 임연수어, 콩깍지고둥이었고, 대구, 불볼락, 빨간횟대, 조피볼락 등의 출현빈도가 높았다고 밝혔다.

▲왕돌초 해역의 암반생물상
암반주변에 서식하는 초대형 저서동물의 분포를 근거로 조사된 왕돌초 해역은 공간적으로 생물 서식양상이 상이하게 나타났다.
한국해양연구원 박흥식박사는 “특히 지형적 특성에 따른 왕돌초의 해류 등 물리적 환경에 의해 수심에 따른 수직적인 생물분포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부착생물의 대상 분포 양상은 대형 갈조류의 분포량에 따라 좌우되는 현상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왕돌초 해역의 어업실태와 자원관리에 대한 제안
울진군 자망협회 어업인 오정환씨는 “수심이 얕은 높은 봉우리에 참돔과 같은 어류 방류, 사용자인 어업인들에 의한 폐어망과 폐어구의 수거, 국립수산과학원에서 개발한 고가의 썩는 어구에 대한 정부의 보조, 침체어망 인양사업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 울진군에서 올해부터 시범적으로 실시하는 어구실명제의 효과를 위한 어업인과 관계기관의 협조”등을 당부했다.

▲왕돌초 해역의 자원조성 및 개발방향
동해의 심장인 왕돌초는 지금까지 풍부한 수산자원을 바탕으로 어업자원으로서만 이용되었지만 최근 국민들의 생활환경변화등 바다를 이용한 레저문화가 크게 발달됨에 따라 해양관광자원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와 관련해 울진군 김우현 수산과장은 “환경과 생활여건 변화의 특성을 살리고 수산자원과 어업인의 소득증대를 위해 울진대게어장에 대한 보육초 조성과 왕돌초 중심부에 동해관광형 바다목장과 연계하는 「왕돌초 해양종합 테마관광 벨트」를 조성하여 국민들의 여가생활과 어업 외의 소득증대에 힘써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명동 기자
2004-05-10 오전 9:45:30 입력 /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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