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집 『너무 짧은 소풍』

 

토란잎에 내린 빗방울들이/또록또록 미끄러져 엉덩방아 찧고는/얼릉얼릉 도랑으로 가지도 않고/토란잎 아래 모여앉아 웅성댑니다.//이렇게 끝나는 미끄럼이 어디 있냐고/강아지풀 조붓한 잎도 그러진 않았다고/우리가 얼마나 손꼽은 아느냐고//우리가 또 얼마나 …(『너무 짧은 소풍』 전문)

임동학 시인의 첫 동시집 ‘너무 짧은 소풍’(소금북,2018)을 발간했다.

여기에 실린 56편의 동시는 임 시인이 『어린이와 자연과 현실을 바라보는 동심의 세계인 시적 자아』가 고스란히 묻어나고 있다.

흔히 동심이란 것이 그저 막연히 아이들의 『티 없는 맑은 마음정도』로 만족하는 게 아니다. 『순진무구의 세계』 라고만 간단히 말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다.

『진정한 동심이란 자기중심의 이해타산, 약삭빠른 수단 부리기, 불의부정, 아부아첨, 남을 해치는 태도, 겉모양 꾸미는 흉내, 속임수와 같은 것들하고는 결코 한자리에 공존할 수 없는, 이런 불순물과는 정반대 편에 서 있어야 하는 정신의 순수성이다.』 인간이 지켜야할 인간본성이랄까?

그래서 어느 시인은 일찍이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했다. 아동문학 작가들은 언제나 동심의 세계를 이러한 관점에서 추구·고심하며 창작하고 있다.

이 동시집에는 1부 겨울풍경을 그린 『눈사람이 서있는 골목』등은 그가 바라보는 자연의 세계가 따뜻하다. 그것은 사물과 사물의 따뜻한 결합, 일체 등 우리가 바라보는 자연이었으면 하는 희망 같은 것이다.

2부 『나는 심블즈다』는 교육현장에서 아이들과 부대끼면서, 시인자신이 아이들의 대리화자가 되어 어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행동들과 아이들이 사물을 바라보는 따뜻한 세계 등 동심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다.

제3부 『조각구름』은 자연은 곧 아이들이다. 자연의 순리를 통해 동심을 표현한 작가의 재미있는 시선이 잘 나타나 있다. 제4부『탱자나무 울타리의 탱자나무는』 작가가 바라보는 자연과 삶 (농촌현실이랄까?) 에 대한 현실 인식을 잘 나타내고 있다.

임 시인은 이처럼 『자연과 어린이, 현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아동문학성과 교육성』 등을 동시로 빚어내는데 탁월한 능력의 작가임에 틀림없다. 이는 동시 창작의 필수요건이기도 하다.

한편, 임동학 시인은 경북 울진에서 태어나 1998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었고, 한동안 글을 쓰지 않다가 2015년에 『시와 소금』 『어린이문학』등에 동시를 발표하면서 다시 글쓰기를 하고 있다. 경북 울진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으며, 『경북아동문학회』 『울진문학회』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동시작가 김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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