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문(시인, 논설위원)

 

6.13 지방 선거결과가 각 당에 주어졌다. 국민이 준 성적표, 그야말로 극과 극의 성적표다. 부산,울산까지 여당의 압승, 야당은 버림받은 초라한 성적표였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지만 야당에겐 낙제점이나 다름없다. 벌써 여당은 표정 관리에 들어갔고, 일부 야당은 내홍에 휩싸였다. 보수의 아성 경북에서도 민주당후보가 시장으로 당선된 이변이 나왔고, 울진도 군수, 도, 군 의읜 등 무소속 후보가 여럿 당선되었다.

결과적으로 울진은 자유한국당 패배, 민주당은 열세를 면치 못했다. 무소속 약진이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이번에 국민들이 여야에 준 성적표의 의미는 무엇일까?

먼저 촛불민심혁명을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다. 촛불혁명으로 대선에는 민주당이 성공했지만 단지 대통령만 바뀌었다. 민주당은 이제 대구 · 경북을 빼고는 지방권력까지 장악, 향후 국회의원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광역단체장, 시장, 지방의원들은 그야말로 국회의원선거에서 마중물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잘해서 준 성적표가 아니다. 제1야당이 하도 자책골을 많이 해서이다. 여당은 행백리자반어구십(行百里者半於九十)의 정신으로 뛰어야 한다. 그래야 문통에게 힘이 실리고 세계사적 변혁기인 동아시아의 변화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성공하는 정부가 된다. 자만하면 다음 총선 패배의 부메랑이 되어 온다는 역사적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는 지역주의 극복의 전환점이 되었다. 민주당의 전국 정당화가 거의 실현되었다. 반면에 자유한국당은 자유경북당이 되었다. 이는 그동안 민심을 외면한 제1야당 대표의 막말 발언과 두 전직 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민심이 천심이다. 이제 내홍에 휩싸인 일부야당은 서서히 소멸의 길로 갈 것이다. 민망스러운 언사이지만 그들은 수구에 가까운 꼴통 보수(?)였다. 무릎팍 도사식 용서구하기, 당명 바꾸고 간판이나 다시 내다는 것에 국민들의 시선은 냉혹할 것이다. 어쨌든 일부 야당은 또 다시 헤쳐모여 할 것이다. 국민들은 지켜 볼 것이다. 합리적, 상식적, 품격 있는 건전한 보수 세력이 나와야 한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하늘을 난다.

또 하나, 이제 어떤 정치 세력이든 시대에 뒤떨어진 분단론, 색깔론, 안보장사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었다. 평화우선이 화두가 되었다. 『가장 나쁜 평화라도 가장 좋은 전쟁보다 낫다.』 한국에도 번역된 소설 <전쟁의 슬픔>의 베트남 작가 바오닌이 한 말이다.

시대와 세상은 변하고 있고, 국민들의 정치적 교양과 민주시민 의식은 기성 정치꾼들을 앞서고 있다. 아직 지켜봐야겠지만 한반도에는 평화의 시대가 도래 하고 있다. 분단이후 한반도는 늘 전쟁의 불안 속에서 그야말로 빨간불, 노란불, 녹색불로 신호등이 깜빡거렸다.

시대와 국민이 평화를 지향하는 화두로 갈 때 제1야당 대표는 남북 정상회담을 두고도 『청와대 주사파』니 『위장 평화쑈』니 하는 발언으로 스스로 한반도 평화무드에 장애물임을 자처했다. 그래서 색깔론 장사꾼(?)들의 폐업할 날이 다가오고 있다. 평화우선, 전쟁반대가 국론이 되어야 한다.

누구든 학창시절, 통지표를 받아들면 콩닥콩닥 뛴 가슴을 경험했을 것이다. 서술식 행동발달 따위보다는 『수우미양가』의 5단계 점수식 표기의 성적평가에 제일 먼저 눈이 갔다. 지금은 성적평가가 5단계 표기가 아닌 서술식으로 바뀌었지만 어쨌든 당시 성적표가 대다수 아이들에게는 기대보다는 실망,불안,초조,불쾌한 괴물이었다.

출구조사 결과에 희비가 엇갈리는 각 당의 표정이 흡사 성적표를 받아든 아이들의 표정이랄까? 이제 지역선거의 잔치는 끝났다. 선거란 『누굴 뽑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구를 뽑지 않기 위해 투표를 하는 것이다.』 라는 말이 있다. 울진 군수는 3선 당선 불가원칙이 재확인 되었다. 하지만 일부 당선인 중에는 군민정서에 반하거나 과거 오점이 있었던 후보가 당선된 경우도 있어 그들의 행보가 주목된다는 여론도 있다.

울진군의 지방선거에서 당선의 성적표를 받은 분들에게 축하의 박수를, 낙선의 성적표를 받은 분들에게는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당선인들은 겸손과 유능함과 도덕성 지닌 진정한 머슴의 지도자가 되기를 바란다. 낙선인들에게는 4년 후 또 다시 기회는 온다. 그간 자신의 부족함을 준비하고 공부하려는 수행하는 마음과 지역민에게 봉사하는 자세로 꾸준히 나아간다면 합격의 성적표를 받아 들지 않겠는가? 이는 여야 모두가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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