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출향인 / 엄정섭


 

내 고향 울진의 향토문화!
어찌 보면 한국문화의 부가가치 일등품으로 충분한 자원외교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설레임이 앞서 오늘은 왠지 마음이 요동친다.

나는 경북 울진의 두메산골 조그마한 촌락에서 태어나 어린시절을 고향에서 보냈다. 흙에서 살면서 풀내음 꽃내음 맡으며, 여름이면 냇가에 나가 물장구를 치던 철부지 코흘리개 시절의 일과가 고작 내 삶의 시간표였고 초기 인생의 생활 단면이었다.

비록 어려움이 계속 겹쳐져 왔던 궁핍한 집안 형편의 한 어린 소년이었지만, 고향의 문화가 내 몸을 흠뻑 적셨기 때문에 더욱 고향을 등지고 싶지는 않았다.

그간 우리의 한국문화유산이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고, 천태만상의 역사유물이 계속 세계를 향하고는 있는 가운데, 향토색이 짙은 우리 울진의 문화유산은 세계관광자원으로도 손색없는 으뜸가는 명품 중의 명품이다.

자원외교는 대통령에게만 떠맡길 일은 아니다. 우리 울진군민도 향토문화의 부가가치를 자원외교의 동력자원으로 한몫 끼워서 세계시장에 알려야 한다. 그래야만 공급수요가 수반되어 반사적으로 자연 관광 농가수입까지 창출되고, 나라의 국익이 증대되고, 나아가 세계 각국 관광객을 울진의 품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지 않겠는가!

대한민국 지도상에 작은 땅 울진이지만, 볼거리 먹을거리 등 자랑거리가 너무 많은 것이 우리 울진이다. 동서남북 사방을 살펴보자. 먼저 울진은 깨끗한 친환경 지역이다. 친환경농업이 발달하여 2005년과 2009년에는 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가 한국 최초로 개최되었다.

또한 청정 바다에서 잡아 올린 특산물 대게는 매우 크기도 하지만 그 맛이 일품이다. 영덕대게의 원조는 본래 울진대게임을 다시 상기시키고자 한다. 뿐만 아니라 민물고기 전시관도 너무 유명하여 살아있는 민물고기를 직접 볼 수 있으며, 왕피천에는 수달까지 살고 있어 많은 어린아이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어디 그뿐인가 몸의 피로를 풀어준다는 덕구온천과 백암온천이 자리 잡고 있어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 아닌가. 특히 신라 법흥왕 때 세워진 봉평신라비는 국보 제242호로서 그 위용을 뽐내고 있을 뿐 아니라,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성류굴도 천연기념물 155호로 경관이 빼어나고, 피서지로도 유명한 울진의 보배다.

알다시피 수학에는 해답이 있지만 사랑에는 해답이 없다. 무한대다. 지역사랑! 내 고향 울진사랑도 무한대다. 그 유명한 모나리자 상에 눈썹이 있는가? 눈썹은 없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우아한 자태에 매료되어 끊임없이 찾아오는 것이다. 나는 내 인생의 마지막 끝자락에선 내 고향 울진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외국 관광객을 모아 들이는 홍보대사格의 메신저가 되고 싶은 것이 나의 진솔한 포부이자 희망이다.

비록 나는 몸은 떠나 타지인 서울에서 일상에 얽매여 살고는 있지만, 마음만은 항상 고향에 있다. 마음 편히 지내는 생활은 행복이 아니라 불행이다. 그러기에 향토에 젖어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울진의 자랑을 세계에 알려야 할 때이다. 고향 까치만 보아도 반갑다고 소리치던 과거의 그 마음이 아직도 내 가슴 한구석엔 메아리친다. 하루빨리 울진의 향토 문화 내음이 전국으로 아니 그보다도 더 넓은 5대양 6대주로 퍼져 나가길 바라고 기대한다.

※현재 서울에서 기업활동을 하고 있는 엄정섭 회장은 온정면 덕산리 한실마을 출신으로, 이 글은 한겨레웅변문화협회에서 주최한 국제친선 우리말 글짓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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