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문 (시인/논설위원)

 

3월이 되면, 아이들은 새 동무, 새 담임 선생님을 만날 생각으로 설렙니다. 처음 학교에 가는 『새내기 아이들』과, 이 아이들을 보내는 『새내기 학부모』의 마음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내가 낳은 아이가 어느새 커서 벌써 학교에 들어가나』 하는 생각에 기쁘고 설레는 그 마음을 어디에 견주겠습니까?

먼저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초등 첫걸음이 아이의 미래에 영향을 준다는 생각으로 학부모들은 당연히 조바심이 들 것입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부모도 함께 1학년이 된다고 합니다.

과거 초등학교 교육자 경험을 바탕으로, 필자는 단편적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뜻에서, 학부모로서 마음가짐과 준비할 것들을 쓰고자 합니다.

□인성교육의 최고 교사는 부모입니다. 사람됨의 바탕인 인성은 자신의 내면을 가꾸고 타인, 공동체,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가운데 길러지는 지혜입니다. 공손한 인사나 말씨, 어른들에 대한 예의,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지 않기, 식사예절, 정리정돈하기 등 일상 습관을 잘 가지게 합시다. 일상에서 부모가 모범적으로 예의,정직,책임,존중,배려,소통 등과 같은 덕목을 지킬 때, 아이의 인성도 자랍니다.

□저녁에는 일찍 자는 것이 좋습니다. 잠을 잘 자면 맑은 머리로 학습 효율이 더 좋습니다. 밤늦게까지 작업 활동, 게임, 텔레비전 시청을 하면 정서나 신체 성장발달에도 좋지 않습니다. 적어도 밤 10시 전에는 잠자리에 들게 합니다.
□아이를 남과 비교하지 마세요. 특히 점수나 성적, 상장 등 우열로 비교하면 자녀들은 일찍 상처를 받아 공부에도 활동에도 오히려 의욕을 잃게 됩니다. 내 욕심을 내려놓고, 아이가 가진 소질과 흥미를 잘 관찰하여 장기적으로 계발시키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헬리콥터 맘이 되지 말고, 빗자루 맘이 됩시다. 대신 해주는 것을 줄이고, 몸을 움직여 할 수 있는 간단한 일은 할 수 있도록 하세요. 빨래개기, 자기 밥그릇 설거지, 운동화 끈 꿰기, 화분이나 텃밭이 있다면 식물 가꾸기 등 자립심을 기르고 일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게 하도록 합시다.

□가족회의를 열어봅시다. 정기적으로, 또는 이야깃거리가 있을 때 아이 의견을 들어 보는 자리가 됩니다. 이렇게 하면 아이의 버릇도 점검하고, 대화를 주고받는 연습을 하면서 발표력도 높아지고, 정서적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아침에 배변을 보도록 합시다.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할 일로, 저녁에 먹은 뱃속의 음식찌꺼기를 밖으로 쏟아버려야 머리가 개운합니다. 학교에서 용변처리를 서툴게 하는 경우를 피할 수 있고, 똥을 눈 다음 휴지 쓰는 법, 물 내리기 등도 알려주면 좋습니다.
□길은 로마로 통한다고,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면 제일차로 담임과 상담하는 것이 해결의 지름길입니다. 집에선 착한 우리 딸, 아들이 학교에서는 다르게 행동할 수 있습니다. 담임이 아닌 다른 통로로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쉬운 길 두고 돌아가는 것입니다. 3월 학교설명회나 상담주간에 부모가 아는 아이의 특징이나 장점을 담임과 상담하는 것도 좋습니다.

□바람직한 학습태도를 기를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초등학교 단위수업은 40분으로, 유치원과 달리 주의집중과 인내가 요구됩니다. 특히 책상에 바르게 앉기가 가장 힘든 것으로, 집에서 적응 연습을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준비물은 학교의 안내를 따르되, 학년성에 맞고, 실용성 있는 걸로 준비하세요. 필통은 헝겊이나 플라스틱으로 된 단순한 것이 좋고, 실내화도 겉모양이 단순한 게 신기에 편리합니다. 개인물품(특히 옷)에는 이름을 써서 붙이면 분실하였을 때 찾기 쉽습니다.
□끝으로 하나, 우리 아이들에게 몸으로 부대끼며 놀 시간을 주세요. 학원 수강은 자유이지만 과도하면 자칫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해 공부를 기피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놀이가 밥입니다. 잘 노는 아이가 건강한 아이이고, 학습 효율도 좋습니다.

우리나라 초등교육은 한 아이가 민주시민으로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자질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건강한 지덕체를 갖추고 행복한 삶을 사는 데 필요한 힘을 가꾸는 것이지요.

초등 1학년은 신체적, 지적, 정서적, 사회적 발달은 아직 유아기에 머물러 있지만, 학습활동에 입문하는 중요한 전환이 일어나는 시기입니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교육활동의 기초인 글자를 처음 익히면서 어느 학년보다 담임의 손이 가장 많이 갑니다. 개성과 가정환경이 천차만별인 1학년 아이들이 처음 공부를 시작하니 담임은 애로가 많을 수밖에요.

간혹 아이들 간에 갈등이 생겼을 때, 부모의 이기주의로 지나치게 자기 아이만 감싸는 경우가 있는데, 학교라는 공동체에는 내 아이뿐 아니라 다른 아이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옛말에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라고 했습니다. 교육에서 어른이 할 일은 내 아이가 아닌 모두 우리 아이들로 키우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꿈을 꾸고 열정을 품도록 더 큰 사랑을 주는 일입니다.

장차 우리 아이들의 품성이 훌륭한 인격체로 잘 성장하도록, 학교와 담임을 믿고 협력하는 성숙한 부모의 자세를 기대합니다. 입학의 기쁨으로 아이도 부모도 학교도, 모두 행복한 『새내기』 3월이 되었으면 합니다.(20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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