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정서와 바람따라 김광원의원 점차 유리

금번 선거는 한국선거사에 획기적인 공명선거와 미디어선거의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선거방식의 도입으로 후보자 공천에서부터 선거운동에 이르기까지 많은 곡절과 진통이 있었고, 선거를 목전에 두고 대통령 탄핵, 한나라당대표 경질,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폄훼 발언 등으로 지지세가 곤두박질 치는 심한 혼란을 겪었다.

특히 울진지역에는 선거일을 불과 40여일 남겨두고 영양 영덕을 포함하여 인구와 면적에서 갑자기 두배로 넓어진 광역선거구로 변경되어 예비후보자들과 주민들을 당혹케 했다.

게다가 김중권 전 민주당 대표가 뒤늦게 서울 마포갑 선거구에서 울진으로 회군한다는 설이 나돌더니, 후보 등록 직전에 전격 민주당을 탈당 울진선거구에 합류함으로서 울진은 또 한번 전국적인 선거 관심지역으로 떠 올랐고, 지역 민심은 소용돌이 속으로 휩 싸였다.

울진지역의 17대 총선운동이 사실상 시작된 것은 조영환씨가 민주당 후보로서 공천을 받은 지난 2월17일로부터다.

뒤이어 3월 초 영양인 김원욱씨가 자민련의 공천을 받았고, 5일 뒤인 8일에는 김광원의원이 강력한 공천경합자들을 물리치고 한나라당의 공천이 확정되었으며, 그 이튿 날에는 울진지역 선거구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 <영양 영덕 봉화 울진>으로 확정되었다.

한편 출마가 예상되던 박영무 아주대교수는 영양의 윤영오씨 등과 열린우리당의 공천경합 중이라는 설이 나돌며 확실한 출마여부가 불투명했으나, 같은 달 22일 박교수는 윤영오씨를 제치고 한창 인기 상승중이던 열린당의 공천을 따 냄으로서 울진지역 선거구에서는 17대 총선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초기에는 지역정서나 전격적인 선거구 광역화로 김광원의원이 독주할 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노무현 대통령 탄핵역풍은 그 위력이 대단하여, 이곳 선거구에서도 언론방송의 여론조사 결과는 열린당 박후보의 지지세가 김광원후보를 능가할 정도인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김중권후보가 울진에 돌아 옴으로서 과거 김중권대표 지지인사들이 박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함으로서 결국 김광원 후보에게 유리한 형태가 만들어 졌고, 3월말 모 방송사의 여론조사에서는 이미 오차범위내에서 김광원후보가 앞선다는 보도를 내 놓기도 했다.

4월1일부터 법정 선거운동이 전개되면서, 일당 독주의 견제론를 들고 나온 한나라당 박근혜대표가 대구 경북을 돌며 호소하며, 5일 후포와 영덕을 방문하고 돌아가자, 소위 박근혜 바람이 일기 시작하면서 김중권후보가 압도적인 지지를 기대했던 영덕 민심이 김광원의원에게로 쏠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쐐기는 열린당의 정의장 노인관련 발언이었다.

박후보의 캠프에서 조차 반발이 일어나기 시작해 노년층에서는 열린당 후보의 선거운동조차 거부하는 사태로 발전함으로서 김광원후보의 승리가 일찌감치 예견되고 있었다.

그러나 울진지역에서 선거결과는 결국 한나라당 편향의 보수적인 지역정서와 든든한 한나라당 지역인사들에 의해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울진과 영덕 영양 그리고 봉화에서 현실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현 군수들이 한나라당의 소속으로 은연중에 김의원에 대한 지지를 유도했을 것이며, 선거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임은 자명하다.

또 금번 선거에서는 전임군수들이나 향후 군수 예비후보자들 몇몇은 각자 이러저러한 명분 때문에 선거에 개입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울진에서 전임 ㅈ군수는 한나라당에 ㅅ군수는 열린당에 그리고 군수후보에 출마했던 지역 유력인사 ㄱ씨는 무소속후보를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또 금번선거에서 문중간의 지지후보를 달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특히 박씨 종친회와 김해 김씨 종친회에서는 족친후보를 집중지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금번선거의 또 하나의 특징은 미디어 선거였다.

3월19일~4월10일까지 방송토론과 초청토론 등 8차례의 후보자간의 방송 토론이 있었다.

여기서 김광원후보는 지역개발을 위해 3선 의원을, 김중권후보는 고향을 위해 봉사할 마지막 기회를, 박영무후보는 이나라 정치 혁신을, 조영환후보는 혁신세력의 견제를, 김원욱후보는 울진핵폐기장 건설 유치를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금번 선거의 치열성에 비추어 지난번 보다 약 9%로 투표율이 저조한데는 미디어 선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모이고 만나고 음식이나 향응을 제공받거나 아니면 금품을 받았으나, 금번에는 이러한 선거행태가 거의 사라지고 주민들은 후보자 얼굴도 보지 못하자 투표에 대한 관심이 줄어 든 것으로 보인다.

/전병식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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