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론트해운주식회사 대표이사

[고향으로 부치는 편지   -스물아홉번째]

   
고향 울진 그리고 죽변을 떠난 지 어느덧 40년이라는 세월 속에서 서울의 각박한 인심과 도시 생활에 시달리다 보니 인생의 뒤안길을 생각할 여유도 없이 어느덧 40년이라는 세월이 유수와 같이 흘러간 것을 실감하게 되는군요.

문득 한가한 시간이 나면 항상 고향 죽변의 향수와 한 폭의 수채화 같은 고향마을의 바다풍경, 그리고 시골 논밭에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처럼 아름다운 추억이 아련하게 스쳐지나갑니다. 고향에서 철부지 어린 시절의 감미롭고 아름다운 추억의 향기가 가슴과 머릿속을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면서 무한한 아름다운 향수의 세계로 빠져들게 되고, 인생 삶의 원동력이 된 것을 실감나게 합니다.

어린 시절 고향인 죽변의 등대너머 친구들과 바닷가에서 대합과 성게, 미역, 해삼을 망태기로 한바구니 짊어지고 즐거운 콧노래를 부르고 가는 해녀 아낙네에게 싱싱한 해산물을 구해서 초고추장에 찍어서 한 입 “아작” 씹어 먹으면서 고향친구들과 미래를 토론하면서 꿈 많던 어린 학창시절이 너무도 고귀하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한 것이 행복하였던 것 같습니다.

꿈 많던 어린 학창시절에 부모님의 권유와 나의 소원으로 서울로 올라와서 너무도 초라하고 시골스러운 나의 모습을 떠올리면 지금도 웃음이 나는군요.

어느 정도 서울 생활에 적응하면서 입시 지옥이란 굴레 속에서 공부와의 씨름중에서 틈틈이 당시 젊은이들만의 특권이던 통기타와 생맥주를 즐기던 캠퍼스 학창 생활을 하면서 많은 친구들을 사귀며 서서히 서울 생활에 적응하게 된 것 같습니다.

더구나 각박하고 복잡한 사회생활을 하면서 인생의 고뇌도 느끼게 되고, 인생이 무엇인지, 무엇이 나를 원하는지도 느끼면서 정신없이 직장생활과 사업을 하면서 지금까지 지내온 것이 고향이 있고 부모님을 비롯하여 고향선배님들의 지도 편달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 소중한 것 같습니다.

해운 업무상 해외출장이 많은 저로서는 어느 외국을 가보더라도 고향 울진만큼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아름다운 정경을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고향의 향수가 세계 3대 미항인 시드니, 나폴리, 리오데자네이로보다 울진해변이 더 아름답다고 느꼈던 것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고향어르신네와 친구와 선후배들을 만나면 무엇보다도 반갑고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어서 각종 재경모임(재경군민회, 재경면민회, 재경동문회 등등)에 열심히 참석하고 고향을 위해서 보탬이 되고 필요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것을 보람으로 생각합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서 친구와 고향 선후배님들의 흰머리와 주름 진 눈가를 보면서 세월의 흐름 속에 연민의 정을 느끼게 됩니다.


대한항공근무, 재경죽변면민회이사역임
현재 : 프론트해운주식회사 대표이사,  서울시 송파구상공회의소정회원
          재경울진군민경영자모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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