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문(시인,논설위원)
김진문(시인,논설위원)

유서 깊은 죽변 해안 풍광

죽변에도 해금강이 있다? 바다의 금강산 하면 강원도(북한) 고성군 일대 앞바다의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해안 절경을 말한다. 북한 해금강 같은 절경이 죽변 해안에도 있다. 바로 최근 개장한 죽변해안스카이레일이 운행되는 해안 일대가 죽변 해금강이 펼쳐지는 곳이다. 어디 그뿐이랴. 이미 16세기 울진에 은둔했던 시인 묵객 임유후가 쓴 3편의 기행문인 龍穴泛月記,白沙汀記,歌哩巖記에 죽변 해안의 아름다운 풍광을 전하고 있다. 용혈범월기는 현 죽변등대 부근(용추곶)에 양쪽 바위가 호랑이 형상으로 파도 물결이 빙빙 돌아 거품이 일고 교룡이 뛰는 듯한 용혈이 있다. 이곳 용혈 바다에서 임유후와 지역민들이 달밤에 배를 띄우고 풍류를 즐겼다는 이야기다. 백사정기는 후정 해변 백사장(현해수욕장일대)이 얼음과 눈같이 밝게 빛나는 아름다움을 찬탄했다. 이곳 백사장에서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지역민과 취하도록 마시고, 즐기니 마치 신선이 된 듯하다는 이야기다. 가리암기는 볏단을 쌓아놓은 형상의 바위가 모래 물가에서 수백 보 떨어져 있다. 배를 타고 가서 가리바위에 올라 둘레의 바다 풍광을 감상한 이야기다. 우리는 임유후가 남긴 글에서 절경인 죽변 해안 풍광과 옛사람들의 풍류를 엿볼 수 있다.

 

 

자세히 보아야 보인다.

이 유서 깊고 아름다운 풍광과 죽변 일출 광경을 날마다 촬영하여 전국에 홍보하는 이가 있다. 바로 국립해양과학관에 근무하는 이 아무개분이다. 이분은 과학관 근무자답게 모든 사물은 일단 오감으로 자세하게 관찰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죽변 해금강의 멋진 풍광을 혼자만 두고 볼 수 없다면서 탐사를 제의해 왔다. 그래서 우리는 전체구간을 3구간으로 나누어 죽변해안스카이레일탑승과 해안가 도보를 병행하여 살펴보았다. 1구간은 스카이레일 출발점인 탑승장부터 죽변 등대 아래 해안 일대이다. 2구간은 폭풍의 언덕드라마세트장이 있는 하트해변 일대, 3구간은 후정해수욕장과 국립해양과학관 일대이다. 바위형상과 해안 풍광에 나름대로 이름을 붙였다. 이른바 죽변 해금강 13경이다.

 

 

1구간인 스카이레일 탑승장 앞바다는 그야말로 고래 떼가 몰려 있는 듯한 바위가 아스라이 펼쳐지는 해안이다. 죽변 바다는 예부터 고래가 많이 출현했던 곳이다. 지금도 가끔 고래가 출현한다. 고래가 많이 도래하기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고래 떼 바위라 이름했다. 마치 고래 떼가 스카이레일 해금강 탑승 관광객들을 열렬히 환영하는 모양새다. 그곳에서부터 다음과 같은 바위 모양이 나타난다. 물개 바위, 고기 형상의 생선 바위 고래 바위 모자상은 바다로 나간 아들을 기다리는 듯한 어머니 형상이다. 바다에도 미키마우스가 산다. 귀여운 생쥐 바위이다. 생쥐 바위 일대는 백두산 천지와 경주 문무왕 수중릉을 연상하는 형상이 펼쳐진다.

 

2구간은 용추곶과 드라마세트장 아래 해안이다. 이 일대를 지나는 스카이레일은 마치 해룡이 바다를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생동감을 탑승자들이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바로 절벽 위에는 하얀 등대가 손짓하고, 드라마 촬영세트장이 펼쳐진 절경이다. 해안가에는 하트모양의 해변이 선명하게 나타나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곳이다. 이곳은 금강산 일만이천봉 같은 바위가 둘러선 형상이다. 역사적으로 죽변 해안 일대는 신라 시대부터 근세 조선말까지 왜구가 빈번히 침략했던 곳이다. 이 일대의 바위형상들은 마치 호국영령들이 지금도 동해와 죽변 해안 일대를 지키는 듯한 느낌이 나는 곳이다. 이름을 굳이 붙인다면 ⑨『해룡이 나르시고일만이천봉이라 하면 어떨까 한다. 이곳을 지나면 히말리아 에베레스트 고봉의 만년설이 쌓인 삼각형 모양의 흰 바위가 나타난다. 만년설이다.

 

 

다음은 제3구간인 후정해수욕장과 국립해양과학관 일대이다. 이곳은 예전부터 명사십리가 펼쳐졌던 아름다운 해변이다. 이 일대는 요즘 후정해수욕장,국립해양과학관,스카이레일 탑승장 등이 있어 새로운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 해안에는 툭 불거진 같은 거북 혹 바위가 있다. 다음으로 거인 바위가 있다. 마치 거인이 바위에 기대어 잠자는 듯한 형상이다.

또 하나의 명소는 최근 개관한 우리나라 유일의 국립해양과학관이다. 국립해양과학관은 해양과학을 쉽게 이해하고 다양한 해양세계를 탐험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곳이 단연 바닷속 전망대다. 이 전망대는 잠수함을 타거나 별도의 장비 없이 바닷속 전망대에서 바다 7미터 속 풍경과 바다 생물을 만날 수 있다. 더구나 육지에서 바다로 뻗어 나간 393미터에 이르는 바다 마중길에서 관람객들은 탁 트인 망망대해 동해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여기에서 바라보는 죽변 해안 풍광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한편 후정마을에서 구전되는 바위들이 있다. 후정해수욕장 바로 앞에 볏단이 쌓인 가리를 뜻하는 가리 바위(임유후 말한 가리암)가 있다. 이 바위는 언제인가 포탄을 맞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짚가리 모양이 아닌 것 같다. 그 옆에 올망졸망한 바위 3개가 있는데 3형제 바위란다. 남쪽으로 가면 제일 큰 바위라는 왕바위와 사람형상을 한 바위가 각각 있단다. 사람 바위는 앞서 말한 잠자는 거인의 바위를 말하는 것 같다. 이밖에도 스카이레일 홍보영상에는 악어바위, 토끼바위, 사랑바위, 카멜레온, 하마바위를 소개하고 있다.

 

 

절경, 죽변 해금강!

죽변 해금강은 절경이다. 코로나 시대, 백두산 천지금강산 일만이천봉등을 보고 싶거든 이곳으로 오시라! 고래 떼 바위, 생쥐바위, 모자상. 잠자는 거인, 문무왕수중릉, 히말리아만년설 등이 탁 트인 동해 푸른 파도와 함께 당신을 사로잡는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다. 죽변의 절경, 해금강은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충분한 가치가 있는 관광자원이다. 따라서 관광객들이 마음껏 감상하고, 홍보하기 위안 방안으로는 구간마다 사진찍기 좋은 곳에 포토존이 있어야 한다. 죽변은 육지에서 독도와 216.8 킬로미터 최단거리로 역사적 상징성이 크다. 독도방위를 정확히 측정한 지점에 독도포토존이 필수다. 바위형상이나 해안 절경을 해설하는 표지판도 있어야 한다. 죽변 해안을 두루 전망하는 망원경 시설도 좋겠다. 또 하나는 스카이레일을 따라 해안 도보 데크가 아직 연결되지 않은 곳에는 보완이 필요하다. 스카이레일 운행시 울진군 전체관광에 대한 홍보영상도 좋지만, 죽변 해안 풍광 등에 관한 집중 안내방송도 있어야 한다.

죽변은 지금이 기회다. 죽변해안스카이레일 운행, 국립해양과학관 등을 기반으로 새롭게 도전 중이다. 여기에 죽변 해금강은 금상첨화다. 발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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