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미경이에게 보내는 편지...)

 

좌측으로부터 필자, 가운데는 부인 신정숙 여사, 끝에는 아들 장인철씨다. 몇년 전인가? 남양주에 사는 지인  
좌측으로부터 필자, 가운데는 부인 신정숙 여사, 끝에는 아들 장인철씨다. 몇년 전인가? 남양주에 사는 화가 지인 집을 방문했을 때, 단란했던 모습이다.

 

홍제동 자택에서 13일 아침 640분경에 출발 홍은동을 지나서 간선도로를 타고 태능을 경유 경춘고속도로에 올라 횡성 쪽으로 가다가 중앙고속도로 울진-영주 고속도로 직행로로 진입하려고 올랐다.

 

고향을 갈 때 마다 느끼는 것은 첩첩산중 도로를 만들 때, 곧고 바른 도로건설이 목적인 관계로 터널을 뚫어서 건설하는 것이 목적이다. 시원하게 뚫은 터널이 수십 개이다. 높은 죽령재 밑으로 얕게 터널을 뚫어서 고속도로를 만들었는데, 터널 길이가 무척 길다. 대략적으로 10km는 될성 싶다.

 

고향 후배인 샛돌 출신인 이상대가 운전을 하고 가는 데, 아득한 그 옛날 울진-서울은 꼬박 이틀이 걸렸다. 흑 먼지 뒤집어썼던 비포장도로였을 때 이야기를 해 가면서 우리는 즐거운 웃음 꽃을 피웠었다.

상대는 60세 대 초반이니까 옛날과 달라 젊은 청춘 같았다. 온화하게 생긴 얼굴 모습에서 착하고 성실한 성품을 읽을 수가 있다.

 

원주 치악산휴게소의 추억은 매년 집 사람과 감자 떡을 먹었었다고 했더니, 말없이 휴게소로 들어간다. 소변을 보고 난 뒤 우리는 감자떡을 먹으면서 고향 울진은 원래 강원도였는데, 5.16 이후 1961년도에 경상북도에 편입되었다 면서, 강원도 이야기를 하면서 웃었다. 나는 집사람과 함께 들러서 꼭 감자떡을 먹고 갔었던 추억을 생각하면서 맛있게 먹었다. 追憶(추억)이란 아름답기만 하다.

 

초가을 내음은 아직 나지 않고 나무 잎은 검푸르기만 하다. 땔감 불필요를 만드신 박정희 대통령 생각이 났다. 그렇기 때문에 이 나라 산천은 울창한 숲나무가 만들어졌다. 십구공탄의 힘이 아니고 무엇이냐! 때문에 산천의 나무들은 울창키만 하다.

높고 낮은 산 전체가 검푸르다. 보기만 해도 힘이 솟는다. 운전하는 상대 각시가 준비해 준 과자들을 먹으면서, 세 딸을 둔 뒤에 아들을 얻었다는 데 지금 군대에 가 있다고 한다. 자식들 이야기와 함께 옛 추억 이야기를 많이도 나눴다.

 

울진-영주 고속화 도로 중간에 봉화라는 산골이 있는 데, 옛부터 선비가 많이 배출되는 곳이기도 하다. 박통 때 마지막 비서실장, 군악대 지휘관 출신 김 모씨, 노태우 처가집 김 장군 등 많은 인재가 있는 데, 내가 중앙일보 관세청 출입기자 시절, 장형 하면서 따르던 홍사덕과 아주 가깝게 지낸 바 있다. 그 친구 역시 봉화였으니 과연 선비의 고장이 틀림이 없어렸다.

 

울진 봉평 샛돌 출신인 상대 왈, 불영사를 아직 구경하지 못 했다고 말을 하기 때문에 고속도로를 이탈하여 구 도로로 진입해 불영사를 관광하고 왔다. 시간이 없으니, 매표소 표 파는 아가씨에게 애원해 보라고 하였더니, 자동차로 한 바퀴 돌아 나오도록 허락을 받았다. 후배 상대가 잘 생겨서 그랬나? 불영사는 원효대사가 첩첩 산중에 창건해 놓은 절인 데, 유명한 비구니 사찰이다. 경내를 돌고 돌아 상세히도 구경하고 나와서 목적지 울진을 향해 출발했읋 때는 1020분 쯤이었다.

 

여승만 있는 사찰이다. 까마득한 그 옛날 신라십현 설총의 아비인 원효대사의 작품이 아니드냐! “대웅전 아래 연못이 있는데, 중천에 달이 뜨면 연못에 달이 앉는다. 벗과 함께 곡주를 따르면 술잔에 달이 묻히니, 달은 3개가 된다.”

강릉 경포대를 연상하면서 주고받는 술잔에서 엂어지는 한수는 만병치료제 였었다는구나! 즐거우면 그것이 보약이 아닌가.

 

해외에 나가 있는 우리 딸래미 미경이네가 오면 반드시 이 길을 답습하고 가도록 하련다. 만병 치료제다. 불영사 구경을 끝내고 구 도로로 불영계곡을 따라 내려오면서 여름 캠핑족들 2,000여명이 온다는 얘기를 했다. 계곡의 끝자락에 이르자, 천문학적 예언가로 칭송받는 조선조 대학자 남사고 선생 생가가 있는 행곡리에 이르면서, 南師古(남사고) 선생님의 格菴遺錄(격암유록)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格菴遺錄은 본문 자체가 ()에 대한 기초적 지식없이는 이해가 어렵기 때문에, 에 대한 최소한의 기본적 원리적 이해를 시키는데 목적을 두고 편찬한 강덕영 해역 책을 소개해 둔다.

 

남사고 선생의 자는 景元(경원), 景初(경초), 復初(복초), 호는 格菴(격암)이다. 선생의 예언 중 生初之樂(생초지락) 편에는, 20세기 후 금일에 이르러 東方(동방) 조선에 출현하여 옛날 서방에서 맺힌 원한을 푸네 - 동방의 조선이 전 세계의 中興國(중흥국)이 되네/

크게 평화로운 문을 여니 모든 사람들이 밤낮으로 왕래하네/ 세상의 창생들을 구제하는 주인을 물어보세/ 스스로 마음을 주인으로 하는 것이네/ 각 개인의 마음이 바로 주인이네 -라 했다.

 

본문 해설에 인생을 추수하는 심판일에 海印(해인)을 가지고 역사하니 능치 못함이 없네- (石井水,석정수. )

 

나를 살리는 자는 무엇인가? 몸과 마음을 닦는 것이네. 나를 죽이는 것은 무엇인가? 작은 머리에 다리가 없는 小頭無足(소두무족) 지금의 로켓 무기 같은 것이 나를 죽이는 것이네.

 

만물의 영장이 윤리를 저버리고 짐승을 따르면 반드시 죽게 되네. 일곱 가지 중요하게 지켜야 할 것이 있네. 하느님의 마음을 간직하고 검소한 생활을 하고 세속적인 욕망을 버리고 아름다운 마음을 먹고 힘써 농사를 짓고 새 사람으로 변화되어야 하고 경거망동 하지 말고, 산 속에 숨어 살지 말고 고리 대금 하지 않는 것이네,

 

老姑山(노고산)- 지금의 신촌서 바라보는 산과 蘇來山(소래산) -지금의 부평에 있는 산이 서로 바라보는 땅에서 三神帝王(삼신제왕) 곧 천상의 왕이 출현하네 등 많은 예언을 했다. 그대로 맞히고 있으니 문제가 될 수 밖에...

 

이 어지러우니 생명을 보존하는 곳이 어디인가? 동쪽도 아니고 서쪽도 아니네, 남조선을 떠나지 마소, 남과 북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모습이 가련하고 한심하네 - 鄭道令(정도령)辰巳(진사)에 땅이 떨어지니 동방에 촛불이 밝게 빛나고 琴瑟(금설)의 즐거움이 넘치네.

 

선생은 ()에 함몰되어 易學 공부에 매진한 것이다. 팔괘 1, ()2, (), 3, (), 4. (), 5, (), 6,(), 7, (), 8, (). 64개 괘 중 8괘를 중심으로 천지만물을 다스려 보았던 것이다.

 

어느 듯 남사고 선생의 생가를 보존하는 기념공원을 지나서, 울진고등학교 뒷 산에 이르러 부모님이 거쳐하고 계시는 산소에 도착했다. 직거리는 700 m 오솔길로 올라가면 돌아서 가기 때문에 1km정도다.

 

상대 후배가 부축해 주는 덕택으로 참배를 마치고 하산하여 유황 온천이 있는 북면으로 향해갔다. 시간 반 동안에 온천을 마치고 고향지킴이 친구인 노일순 이사에게 전화, 지금 집으로 가겠다는 전갈을 해놓고 아침마을로 갔다. 일순 각시는 3살 위인 장순옥이다.

 

어찌나 반갑게 대하는 지 눈물겨웠다. 풍기 사과 한 박스를 내려놓고, 50년간의 추억을 더듬어 보면서 피운 대화의 꽃은 즐거웠다. 저녁을 먹고 가라는 친구 내외의 요청을 바쁘다는 핑게로 뿌리치고 죽변에 왔다. 오징어 회와 자연산 생선회로 반주를 깃들여서 먹고 모텔에서 잠을 잤다. 상대의 코골이 때문에 각 방을 썼다. 맑디 맑은 공기는 보약이 아닌가!

 

14일 아침 식사는 바다 생선인 곰국을 먹었다. 강원도에서는 곰취국이라 한다. 아주 시원하여 해장국으로 꼽히는 생선국이다.

 

울진으로 나와서 울진신문 발행인 전병식 후배를 만났다. 셋이서 함께 신문사 앞에 있는 식당에서 대구국을 먹었다. 아직 더운 날인데 대구가 잡히고 있단다. 상대 조부께서 물려주신 화성리 산 23백여 평 토지대장 정리를 위해서 같이 오게 되었다는 얘기 등 다양한 대화를 끝냈다. 안녕.

 

곧 바로 죽변면장실로 갔다. 상대가 20여분 간 면장과 대화를 마치고 나와 상경코스를 협의한 끝에 서울-울진 중간 길 태백을 경유 더덕고추장을 구입해서 가자고 했더니, 더덕고추장은 정선이 더 유명하다고 하여 태백에서 살았었던 상대 얘기를 존중했다. 정선으로 가서 가정집에서 담근 고추장과 더덕을 각각 2kg씩 구입하여 귀가했다. 귀가시간은 밤 10시가 거의 다 되었더라. 상대는 왕십리에 있는 딸을 픽업해서 화성으로 가겠다는 전화를 했다.

 

우리 큰 딸 미경이네가 오면은 울진 구경을 만끽하도록 해 줄게. 너무 좋더라. 916일 서울 湖心 아버지가

 

 

                                    /장수명 서울 출향인 (연합통신 전 청와대 출입기자)

 

 

<특별기고자 장수명 프로필>

1940년생, 울진읍내리 306 번지 출생, 울진초`중학교 졸업, 59년 춘천고등학교 졸업, 65년 성균관대학교 법정대학 법률학과 졸업.

68년 산업통신(현재의 연합통신 중앙청 출입기자, 88년 일간 공업신문 편집국장, 98년 제일경제신문사 사장, 2021()뉴스타운TV 경제 상임고문 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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