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임하연의 창가에 앉아 ... (43)

 

매미

 

 

임하연

 

 

잎과 꽃 되는 씨앗처럼 굼벵이 살에서 돋은 날개

태어나기 위한 오래고 오랜 땅속 열일곱 해 바람이

섬광처럼 짧은 일생이라 매미는 억울해 우는 걸까

 

아름다운 이레의 삶이 이렇게 가는 거냐며

신록 무성한 나뭇가지 온몸으로 부여잡고

매미는 그렇게도 애를 끊으며 우는 걸까

 

배롱나무 꽃잎처럼 붉은 노을 속으로 질 몸

한 점 미련마저 놓을 수 없어 온마음 쥐어짜며

허공에 제 이름 외마디 그토록 울고 또 우는 걸까

 

임하연(시인,작가)
임하연(시인,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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