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나리 에세이... 책나물 출판사 刊
가장 사적인 한국 여행’ 시리즈의 첫 책. 이 시리즈는 누군가의 개인적 시선이 보여주는 지역의 재미와 의미를 찾아 나선다. 그 첫 번째로 ‘울진’ 이야기가 세상에 선 보이게 된 건 반가운 일이다. 저자는 울진의 외갓집에서 할머니와 함께 한 일 년을 사진과 글로 엮었다.
저자에게 “미지의 세계” 였던 강릉과 포항 사이, 작은 마을 ‘울진’이 어떻게 “죽은 뒤 그 바다에 뿌려지고 싶을 만큼” 특별한 장소로 의미를 더해 가는지, 그 일 년의 시간을 저자는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풀어냈다. 저자에게 울진은 아름다운 강산 그 이상의 의미로, 아빠와 엄마가 태어난 곳이자 내 엄마의 엄마가 발붙이고 살아가는 터전이기도 하다.
저자는 엄마가 선생님으로 근무했던 곳을 둘러보고, 결혼한 지 4년이 지났을 무렵의 젊은 엄마가 남겨둔 메모를 발견하고는 애틋해지기도 한다. ‘엄마의 엄마’ 할머니는 불쑥 찾아와 함께 살며 여행기를 준비하겠다는 손녀를 말없이 품어준다.
산 깊고, 물 깊고, 인심 깊은 울진의 사람들 또한 인상 깊게 책에 담겼다. 마을에서 우연히 만난 저자에게 “흔쾌히 말동무를 해주고, 당신들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때론 끼니 신세도 지게” 해 주는 사람들. 풍경에 반하고, 추억에 반하고, 사람에게 마저 반하는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겼다.
한적하면서도 생활이 숨 쉬는 울진의 매력을 듬뿍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