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문인협회장 도춘호
울진문인협회장 도춘호

금년 노벨 평화상은 민주주의와 항구적인 평화 유지를 위한 필수 조건인 표현의 자유를 지킨 공로로 필리핀의 마리아 레사(Maria Ressa)와 러시아의 드미트리 무라토프(Dmitry Muratov)가 공동으로 받는다고 108일 노르웨이 노벨 위원회에서 발표했다. 노벨상은 스웨덴 노벨 위원회에서 결정하지만, 노벨 평화상은 노르웨이 노벨 위원회가 결정한다. 두 수상자는 필리핀과 러시아에서 표현의 자유를 위해 용기있게 싸웠고, 동시에 민주주의와 신문의 자유를 위해 억압적인 여건에 대항하는 모든 기자들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마리아 레사는 탐사 저널을 목적으로 하는 '라플러(Rappler)' 디지털 미디어 회사를 설립해서 필리핀에서 정권의 권력 남용, 폭력 사용과 독재의 증가를 폭로하고 표현의 자유를 두려움 없이 옹호하는 역할을 했다. 라플러는 두테르테 정권의 논란이 많은 살인적인 마약반대 캠페인에 비판적으로 초점을 맞추었다. 사망자가 많아서 마약반대 캠페인은 마치 필리핀 국민에 대한 전쟁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라플러 잡지는 사회적 미디어가 가짜 뉴스를 전파시키고 반대자들을 괴롭히고 대중 담론을 조작하는 것을 기록으로 알렸다.

 

드미트리 무라토프는 러시아의 어려운 환경하에서도 언론의 자유를 수십년간 옹호해 왔다. 그는 노바야 가제타(Novaja Gazeta)라는 신문을 공동 창간해서 1995년부터 24년간 이 신문의 편집장을 맡았다. 러시아에서 현재 노바야 가제타는 권력에 가장 비판적인 입장을 가진 신문이다. 사실에 바탕을 둔 저널리즘과 전문적인 진실성은 이 신문을 러시아 사회에서 중요한 정보 제공처로 만들었다. 이 신문은 부패, 경찰 폭행, 위법적 구금, 선거 부정, SNS에서 여론 조작 등에 대해 비판적 기사를 실었다. 반대자들은 괴롭힘, 협박, 폭력과 살인을 했다. 이 신문이 발행된 이래 6명의 기자가 살해되었지만, 살해와 협박에도 불구하고 무라토프 편집장은 이 신문의 독립적인 정책을 포기하지 않았다. 언론인이 직업과 윤리 기준에 따른다면 쓰고 싶은 것을 쓸 수 있다는 언론인의 권리를 그는 일관되게 옹호해왔다.

 

자유롭고 독립적이고 사실에 바탕을 둔 저널리즘은 권력 남용, 거짓말, 전쟁 선전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표현의 자유, 정보의 자유,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와 전쟁과 분쟁을 막는데 필수적인 선결 조건이다. 이런 자유 없이는 국가간 친선과 더 나은 세계 질서를 성공적으로 증진시키기가 어려울 것이다. 금년 노벨 평화상은 이런 기본적인 자유와 권리들을 보호하고 방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알려주었다. 금년 노벨 평화상은 비단 언론 탄압이 심한 국가의 언론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가짜 뉴스와 가짜 정보가 아니라 신문을 포함한 바른 언론, 바른 정보의 유통과 바른 언론인이 필요하고 중요함을 언론인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에게도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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