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황승국 울진신문 고문

 

지난 34일 울진 북면 두천리에서 발생한 산불은 장장 213시간에 걸쳐 9일 만에 진화되었다. 20,523ha의 산림과 327가구 주민 보금자리가 소실됐다. 이 면적은 수원시 전체 1.5배에 해당한다.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와 피해를 남긴 산불이다.

 

그때 악몽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52812시경 근남면 행곡리에서 또다시 큰 산불이 발생했고, 32시간 만에 진화되었지만, 145ha의 산림과 읍남리 보광사 등 소중한 문화유산이 소실되었다. 수 세대에 걸쳐 선조들이 애써 가꾸어 놓은 소중한 산림과 문화재가 화마에 사라지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움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정녕 이 안타까운 현실을 미리 예방할 수는 없었을까!

 

산림청이 제공한 자료에 의하면, 산불의 주요 원인은 입산자 실화 34%, ·밭두렁 소각 15%, 쓰레기 소각 14%, 담뱃불 실화 5%, 성묘객 실화 3% 등 산불의 대부분은 사람의 부주의로 발생했다고 한다.

 

지난 3월 두천리에서 시작된 산불 원인은 도로가에 버려진 담뱃불로 추정되고, 5월에 발생한 행곡리 산불은 도로의 경사면 토사흐름을 방지하기 위한 가드망 설치 도중, 용접 작업에서 생긴 불꽃에 인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두 번의 화재 모두 사소한 부주의로 발생한 것이다.

 

두천리 산불은 도로와 인접한 곳에서 발생했다. 산림청과 지자체에서 협의하여 봄철 건조기 바람이 심해지는 시기에 소방차를 활용한 소방훈련을 산불취약 도로가에서 실시해도 좋을 것이다.

 

특히 이번 행곡리 산불은 충분히 예방할 수도 있었다. 소방재정 낭비로 볼 수도 있지만, 산불 진화에 소요된 인력과 장비 그리고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피해복구비를 감안하면, 결코 아깝지 않을 것이다.

 

용접작업을 하기 전에 군청이나 소방서 등 관계기관에 미리 통보하여 주위에 물을 충분히 뿌려놓거나, 감독하에 작업을 했더라면 예방할 수도 있었다. 조금만 더 주의를 가지고 방법을 찾으면 예방할 수 있는 사고였다.

 

담뱃불 용접불꽃 탓만 하지 말고, 미리미리 대비할 것을 당부 드리고 싶다. 거듭되는 고향의 대형 산불 피해에 너무나 안타깝다.

 

저작권자 © 울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