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이영희 진학학원 이사장

 

이영희 이사장 
이영희 이사장 

산에 올라가는 사람들에게 비싼 밥을 먹고 쓸데없이 힘을 빼느냐?”고 농담을 한 적도 있다. 그랬던 내가 주말마다 산행을 즐기는 등산 예찬론자가 되었다.

1994년 여름 무렵이었다. 나보다 먼저 등산을 시작한 아내와 개포동의 뒷산을 올랐는데, 힘들다는 내색을 할 수 없었다. 마음속으로 다시는 따라 오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다리가 아파지기 시작했고, 숨도 차고 현기증까지 나서 도저히 더 올라갈 수 없어 중도에 내려오고 말았다.

 

전방의 수색대에서 1년간 혹독한 훈련을 이겨냈고 100km 산악행군에서도 낙오를 한 적도 없었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걸 잃는다고 하는 데.... 그런 판단을 내린 후부터 나는 아침식사 전에 혼자 구룡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예닐곱 번쯤 등산을 했을 때부터 정상까지 한 번도 쉬지 않고 올라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주말이면 먼 곳의 산행도 즐기게 되었다. 아침 산행에서 하산하다가 지인들을 만나면, 그들과 합류하여 또 올라갔다.

 

이렇게 재미를 붙인 것이 벌써 28년째다. 지금도 일주일에 두세 번 꼭 산에 간다. 등산은 골프에 비하여 아무 때나, 짧은 시간에 할 수 있는 운동이므로 더 좋아하게 되었다.

산을 오르노라면 잡념이 생길 겨를이 없다. 폐 속에 솔향기 가득한 산바람으로 채워지는 것을 느낀다. 수십억 개의 세포들이 동시에 빠르게 활성화 된다. 고민하던 문제의 해결책이 번쩍하고 떠오른다.

 

또 좋은 책을 읽고 난 후 산행을 하면, 마음속으로 저자와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데, 그럴 때면 저자가 특별히 귀띔을 해주는 메시지를 발견하게 되어, 내 삶의 에너지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때도 있다.

학생들의 성적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업무를 어떻게 개선하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까? 수강생을 늘릴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은? 조직 구성원들을 더 행복하게 하려면? 새로 오픈하는 학원은 조직설계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여러 개의 학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면 어떻게 조직을 설계하면 좋을까? 이와 같은 질문들은 등산을 하면서 답을 찾아냈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 곧 내 인생인 것이다. 학원 경영자로서 원장들과 회합을 등산으로 할 때가 많다. 다른 일행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고, 맨투맨으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다. 이들과 함께 땀을 뻘뻘 흘리며 산을 힘들게 오르고 나면, 끈끈한 동지애가 생기기도 한다.

산행 후에는 근처 맛 집에 모여 별미와 재미난 이야기로 인생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은 사람과의 인연 속에서 피어난다. 주말에는 산으로 가자! 그러면 지인들과 더욱 깊이 있고 풍부한 교분을 쌓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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