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규 원장 칼럼... 월송정에 올라 8회

 

대선열풍도 끝나고 새로운 정부가 출발했다. 코로나로 고통을 받던 많은 사회적 제도가 서서히 개선되고 변화하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물가는 상승하고 서민 경제는 속으로만 앓고 있는 오늘날이다. 지난 정부의 무능과 적폐가 새롭게 청산될 조짐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유럽이 몸살을 앓는 동안, 우리들의 마음을 몹시도 졸이게 하던 마리우폴 전투도 휴전협상 단계를 거치고 있다고 한다. 음울하던 분위기가 새로운 모습으로 밝아지는 기분이다. 물론 모든 것이 쇄신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또 다른 걱정스러운 일들이 재현되고 있다. 지방선거와 보궐선거가 그것이다. 기대하는 만큼 공명정대한 선거가 치러질지 의구심이 들게 한다. 그만큼 그동안 어두운 지난날들이 되새김질되고 있다. 지난 수년간 우리 사회는 많은 갈등과 반목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세대 간의 갈등, 남녀 간의 갈등, 게다가 젠더문제, 교육이나 노동문제 등 이루 열거할 수 없이 많은 문제들로 서로 불편한 심경을 겪어 왔다. 전후 이룩한 찬란한 경제성장은 평화라는 미명으로 안보는 물론 경제도 기울었다. 민주주의 위기다. 법치가 흔들리고 공정과 평등이란 대원칙이 심하게 손상될 즈음이다. 자유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끝없는 도전과 투쟁은 진정한 민주주의를 향하는 과정이다.

 

그런 가운데 또다시 신록의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그래서인가? 울진신문도 휴간이란 동면에서 깨어나 속간한다는 소식을 전해 왔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새로운 움직임에 동참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움직임이다. 누구나 사건이나 사물은 보는 관점은 다르다. 하지만 이 신록의 계절에 주변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 볼 수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기막힌 행운이나 다름없다. 어둠과 그늘 속에서 느끼고 바라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밝은 시선으로 바라 볼 수가 있어서 좋다. 그동안 분열되고 세분화되었던 일들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는 것도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다. 모래와 자갈은 그 자체만으로는 하찮은 자연물에 불과하지만, 철근과 물과 시멘트가 배합되면서 멋지고 훌륭한 건물로 다시 태어 날 수가 있다. 단단한 양생과정을 거치면서, 강력한 화력에도 끄떡없는 철벽의 요새로 둔갑한다. 마리우폴 전투현장에서 생생하게 보아왔다. 하찮은 조약돌이나 모래 알갱이로 존재하는 것 보다는 철벽의 요새로서 탈바꿈을 한 모습에서 감탄하게 된다. 이제는 우리 모두에게 시멘트와 같은 역할이 필요하다. 누군가는 양질의 시멘트역할을 하고 또 누군가는 철근의 역할을 하고 또 누군가는 모래나 자갈의 역할이 필요하다. 새로운 도약을 하는 시점이다. 지금까지는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나 다름없다.

 

신문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어느 한쪽의 편견이나 정책을 위한 홍보지로서 역할을 한다면, 신문으로서의 가치는 이미 상실한 것이나 다름없다. 지자체에서는 나름대로 지방신문을 발행하고 있다. 울진신문은 잘못된 정책이나 제도에 강력한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많은 독자들은 어쩌면 그런 비판이나 비평으로 휴간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알 길은 없다. 하지만 다시 속간하는 울진신문을 더 적극적으로 포용하고 애독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비록 작은 지자체이지만 울진신문은 꿋꿋하고 저력있는 신문이 되도록 해야 한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또 꿋꿋하게 속간을 하는 울진신문에 커다란 박수를 보낸다. 최소한 신문의 주체성과 역할을 끊임없이 지속할 수 있도록 유지해야 한다. 신문은 흩어진 지역사회를 하나로 통일시키는 시멘트 역할을 할 수가 있다. 모든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양질의 시멘트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주는 것은 바로 울진주민들의 몫이다.

 

 

저작권자 © 울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