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너지원 '소형조립식원자로'

도춘호 교수의 지식창고... 6회

 

 

지구온난화 억제를 위한 탄소제로(또는 탄소중립)와 유엔 의제2030(Agenda 2030)을 달성하고, 풍력, 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의 안정적 수급 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소형모듈 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 이하 SMR) (그림 1) 개발에 세계 여러 나라가 경쟁하고 있다. 탄소제로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을 제로를 목표로 하는 유엔의 파리 협약이다. 의제2030은 기아와 가난으로부터 해방과 자유 등 유엔이 2030년까지 달성하기 위한 인류 공동의 여러가지 목표이다.

 

SMR는 원자로 한기(모듈)당 발전량이 300MW 이하인 것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정의했다. IAEA는 원자력 기술의 안전과 보안 그리고 평화적 이용을 장려하기 위해 1957년 설립된 유엔의 독립 기구이다. 우리나라는 창립 회원 국가이다.

현재 연구 개발되고 있는 SMR는 발전량이 100MW 이하인 것이 대부분이다. 이것보다 더 적은 초소형도 있다. 원자력 잠수함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보면, SMR의 응용이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닌 것 같다. 100MW SMR의 발전량을 일반 대형 원자력 발전소 용량, 예를 들어 울진 한수원의 1,000MW1,400MW 원자로와 비교해 보면, SMR의 발전량은 대형 원자로의 십분의 일 크기 또는 그 이하임을 알 수 있다.

SMR는 단순히 발전량이 소형인 것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특징과 장점을 가지고 있다. SMR건설은 공장에서 사전에 부품(모듈)을 만든 다음,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필요한 발전소 부지가 적고, 건설비용도 적게 든다. 안정성과 보안이 더 좋고, 건설 공기가 짧다. 전기 사용량이 적은 오지에도 건설이 용이하다. 기존 발전소 시설과 배전망을 그대로 이용한다. 전기 생산뿐만 아니라 열생산도 용이해서 수소 생산, 담수화 사업에도 쉽게 응용할 수 있다. 핵연료 장전 주기가 길고, 핵확산 방지와 보안에도 유리하다.

 

SMR의 개발과 건설은 아파트 신축과 같지 않다. 원자력 관련 기술과 안전, 건설과 운영, 보안 등에 관한 국제적 각종 규제와 제약 조건들을 모두 충족해야 SMR를 건설하고 운영할 수 있다. IAEASMR건설은 관련 기술, 안전, 건설뿐만 아니라, 국가, 규제조정 기관, 설계 회사, 기술 소지기관, 운영 회사, 소비자 등 정책 수립자와 이해관계자의 조화로운 협력을 강조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IAEA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SMR에 대한 국제적 기술, 설계, 건설, 운영 등에 관한 세밀한 규제와 승인 조건은 SMR의 안정성과 안보 확보에 더 기여한다.

IAEA에 의하면, 현재 18개국에서 70여 종류의 SMR를 설계중이다. SMR의 설계와 건설은 첨단 기술의 개발과 확보뿐만 아니라, 국제적 성실성과 신뢰성을 담보로 하는 국제 협력이 필수적이다. 우리나라는 초기부터 개발에 참여했으나, 탈원전 정책으로 잠시 주춤하는 사이 영국, 캐나다, 일본, 미국, 러시아, 중국 등이 앞서 가고 있다.

세계가 경쟁하는 SMR 개발에 우리가 방심하거나 무지하게 머무를 수 없다.

 

/도춘호 울진문인협회 고문 choondo@s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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