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과 달과 우주”

도춘호 (울진문인협회 고문) choondo@scnu.ac.kr
도춘호 (울진문인협회 고문) choondo@scnu.ac.kr

해마다 추석이 온다. 추석은 음력 815일이고, 24절기에 속하지는 않는다. 우리나라 일년 명절 중 보름달과 관련된 것은 정월 대보름과 팔월 한가위가 있다. 둘 다 삼한시대 이전부터 지켜온 오래된 명절이고 보름달 축제이다. 추석은 추수와 조상에 대한 차례와 성묘 등으로 모두 마음이 넉넉하고 경건한 시기이고, 내년 봄까지 겨울을 견뎌내는 식량과 땔감 등을 저장하는 바쁜 때이기도 하다.

천문학적으로 보면 달은 지구의 위성(satellite)이지만, 지구의 친구이자 반려자이기도 하다. 달이 있어서 인간은 덜 외로웠다. 달은 슬픔을 달래주고 기다리게 하고 희망을 주기도 한다. 달이 없다면 지구에 사는 인간과 생명체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달은 인간의 정신 영역인 문학, 예술, 철학, 종교에도 영향을 미쳤다. 밤을 밝혀서 지구의 모든 생명체들이 캄캄한 밤을 지내기 쉽고, 편안하게 쉬게 하고 밤 활동도 도왔다. 달의 크기와 모양도 변해서 인간에게 자아뿐만 아니라, 우주를 이해하는 지혜를 키워 주었다.

인간은 달을 바라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달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지구에서 달까지의 평균 거리는 384,400km이고, 달의 반경은 1,737 Km로서 지구 반경 6371 Km의 약 1/4정도이다. 그림 1에 있는 지구와 달 사진은 우리나라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호가 달 궤도로 가는 중, 지난 826일 지구로부터 약 124km 떨어진 위치에서 지구와 달이 함께 보이도록 찍은 사진을 이용한 것이다. 우주에서 보면 지구와 달은 모두 작은 공으로 보이고, 우주에서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그리고 인간은 얼마나 외로운 존재인지 인식하게 된다.

그림 1. 지구와 달의 크기와 거리 (주: KARI 사진)
그림 1. 지구와 달의 크기와 거리 (주: KARI 사진)

인간의 모험심은 달에 직접 가서 탐사를 시작했다. 아폴로 11호로 19697월 닐 암스트롱은 인류 최초로 달에 갔다가 돌아왔다. 미국은 세계 여러나라와 협력해서 2024년에 사람을 달에 보내는 목표로 새롭게 아르테미스(Artemis) 유인 달 탐사 계획을 세우고, 지금 아르테미스 1호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다누리호를 보내는 등 달 탐사를 시작했다. 달은 인간뿐만 아니라 생명체가 살기 어려운 환경이다. 인간은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달에 거주하고 우주 탐험의 기지로 삼을 것이다. 인간은 달을 넘어서 지구의 이웃 행성인 화성(Mars) 그리고 더 먼 우주로의 여행과 우주의 근본은 무엇인지 이해하려고 한다. 지구에서 150Km 떨어진 곳에서 금년부터 활동하기 시작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은 수십억광년 떨어진 별을 관찰하고 우주의 생성을 연구한다.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는 빛의 속도로 1.2초 거리이다. 빛이 일년 도달하는 거리가 1광년인데, 수십억 광년이라고 하면 우주가 얼마나 광대한 것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지구와 여기에 사는 인간은 얼마나 작은 것인가! 추석에 보름달을 보면서, 선조들을 기리면서 우리는 가족과 이웃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떻게 번성하며 지낼 것인지, 우리의 존재와 철학 그리고 우주의 관점에서 사색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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