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서울지사장 임명룡

 

소중한 전통`가치 계속되어야...

 

1991105, “울진땅, 울진사람, 울진신문!”이라는 기치에 정론직필의 사명을 걸고 탄생한 울진신문이 어느새 31주년을 기념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울진신문에 애정을 보내주신 군민여러분과 애독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돌이켜보면 결코 짧지만은 않은 세월입니다. 컴퓨터 출판은커녕 인쇄용 필름이나 인화지 출력 시설조차 울진에 없던 시절, 서울 충무로 인쇄골목으로 몇 날을 오르내리며 편집하고 발행했던 울진신문이 31년을 넘어서고 있는 것입니다.

1991년 지방의회 선거가 실시되면서 지방자치제도가 펼쳐지기 시작했을 때, 각 지방마다 지역 특유의 정서와 여론을 대변할 지역 언론의 필요성이 대두했습니다. 때를 같이하여 수많은 지방 언론이 창간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30년을 넘어서 꾸준히 발행되고 있는 신문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특히 발행인이 한 번도 바뀌지 않은 지역신문은 극히 드물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발행 초기부터 독자였던 저는 20097월부터 귀한 지면에 졸고를 싣고 있는데, 서울에 거주하다 보니 서울에서 열리는 지역 언론인 모임에 전병식 발행인을 대신하여 참석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그 사이에도 이름이 사라진 신문사도 있고 매년 같은 회의 참석자 중에 낯익은 분들이 드물 정도로 지역신문의 존속이 힘들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그 어려움 속에서 31년간 자리를 지켜온 우리 울진신문은 대견하고도 자랑스럽습니다.

한편으로, 인구의 절반 경제력의 80%가 수도권에 집중한 우리나라에서 지역신문의 경영난은 어쩔 수 없을 것입니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지역신문 경영자들이 유혹에 초연하지 못하고 자칫 정도(正道)를 벗어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정치인과 대면기회가 많은 까닭에 결탁의 우를 범할 수도 있고, 스스로 권력화 또는 특권화 하여 여론을 조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보 선점에서 개인의 이해관계로부터 초연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있어야만 지역민들로부터 한결같은 사랑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울진신문의 31주년은 더욱 빛난다고 생각합니다.

울진신문은 비록 지방의 작은 신문이지만, 언론은 어디까지나 공공재(public goods)라는 사실에 충실코자 노력합니다. 울진신문은 그간 신문만 발행해 온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업과 이벤트를 통해서 울진사람들을 통합하고, 문화와 예술의 부흥에 힘써 온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단 한번이라도 발행인의 개인적 이익을 추구했더라면, 이와 같이 지속적인 이벤트가 실행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발행인 개인의 차원을 넘어 울진사람, 울진이 고향인 사람들 모두의 신문이라는 사명감이 오늘의 울진신문이 있게 되었다고 봅니다. 그것이 가장 기본적인 가치일 것입니다.

한결같이 지켜온 이 소중한 가치를 앞으로 창간 100주년이 될 때까지 지켜 갈 것입니다.

 

 

/임명룡 서울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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