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자동차 회사에 커넥터 씰 수출”

경기 이천시 8천평 부지에 첨단 자동화

주재규 회장, 고향 사랑에도 남다른 열정

 

(주)두성산업 주재규 회장

 

‘완벽(完璧)’이란 말은 「흠이 없는 구슬」이라는 뜻으로, 결함이 없이 완전함을 이르는 말이다. 색깔은 푸른색이다.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두성산업(주)을 방문하면서 첫 번째로 느낀 이미지가 ‘완벽’이었다. 약 8천 평의 대지에 건물 3동이 가장자리에 각각 균형을 이루었고, 가운데 드넓은 운동장은 잡티 하나 없이 말끔했다. 너무 조용하고 청결해서 공장이라기보다 연구소 분위기가 난다. 서울의 울진 행사에서 가끔 뵙던 주재규 회장의 깔끔한 외모와 겹쳐 보인다. 그래서 여쭤보았다. “공장이 너무 깨끗하고 조용해서 놀랐습니다. 회장님 성격이 워낙 깔끔하셔서 그런지요?” “하하, 깔끔한 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우리 공장은 청결하지 않으면 절대로 생산할 수 없는 제품을 만들지요.”

 

  고무실리콘 사출 제품 전문 강소기업


  두성산업(주)는 고무 또는 실리콘을 이용하여 커넥터 씰(Seal)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주로 자동차 부품 중에 전선을 연결하는 씰이다. 극도로 정밀성이 요구되는 제품이다. 어느 정도인지 예를 들어본다면, 오늘날 생산되는 자동차의 대세는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 기능 강화다. 첨단 내부에는 반도체 크기 면적에 미세한 전선들이 씰을 통해 서로 연결된다. 또한 철저한 밀폐기능이 구현되어야 한다. 그러자면 말 그대로 물 셀 틈이 없는 완벽한 씰만이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두성산업은 그런 제품을 국내는 물론 독일, 일본 등 세계 정상의 자동차 회사에 공급하고 있다.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인데 소음이나 냄새가 없다


  고무와 실리콘을 재료로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일단 지독한 ‘냄새와 스크랩’을 떠올린다. 그러나 두성산업 공장에는 냄새가 전혀 없다. 화학제품 공장에서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스크랩 폐기물도 없다. 공장이 위치한 경기도 이천시는 상수원 보호지역이라 공해나 폐기물이 발생하는 공장은 애초에 입주가 불가능하다. 때문에 두성산업 주변은 전원주택 단지와 물류회사들이 자리하고 있다. 공장에는 소음도 일절 없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가.
  두성산업에서 생산되는 씰은 액상원료로 고형(固形)제품을 직접 만들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수입한 실리콘 원액을 최첨단 진공 사출기에 냉각상태로 주입하여 고도의 열로 순간 성형한다. 모든 공정은 자동으로 원료의 노출이 아예 없기 때문에 대기 중에 냄새가 퍼질 일이 없다. 반응이 완벽한 백금 촉매의 원액을 사용하므로 스크랩이나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다. 모든 생산 기능이 자동으로 제어되기 때문에 품질이 균일하여 현장에는 사람도 없다. 두성산업은 그러한 최첨단 사출기(Liquid Injection Molding) 26대를 보유하고 있다. 소량 다품종 생산을 위해 재래식 기계도 운용하고 있지만 그 역시 자동화를 통해 효율의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다.

 

 

 세계적 기술을 확보에는 어떤 사연이


  주재규 회장은 1948년 울진읍 고성리에서 태어났다. 울진중학교 14회 졸업생이며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이다. 태평양화학에서 직장생활을 시작으로 삼환기업 해외 지사장으로 근무했다. 일찍이 해외에서 다년간 활동한 덕분에 국제적 감각을 익힐 수 있었다. 퇴사 후 1986년 플라스틱 사출 기업을 창업했다. 당시 한국은 방적공장이 주류를 이루던 시절이라 폐쇄적인 영업환경에 적응이 쉽지 않았다. 세계 시장을 상대할 특화산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합성고무 사업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특화에는 첨단 기술이 필요했다. 두성산업이 세계적 기술을 확보하기까지 고난의 연속이었다. 기술을 전수받기 위해 유럽의 선진 회사를 집요하게 설득한 덕분에 프랑스에 있는 독일기업으로부터 기술을 소개 받았다. 주 회장은 그 때 일을 떠올리면 지금도 감동한다고 했다. 76세인 원로 기업주께서 직접 소개해 주셨는데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당신이 볼 때는 저희 기술이 보잘 것 없는 것 같지만, 50년에 걸친 노하우와 땀의 산물이라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정확히 보고 철저히 배우기 바랍니다.”

 

 

  기술을 배웠으나 다시 겪은 좌절 


  어렵게 기술을 습득했지만 국내에서 적용할 수가 없었다. 지금도 한국의 금속소재나 열처리 기술 및 금형기술은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뒤쳐져있다. 주 회장이 유럽에서 기술을 배워왔을 당시는 지금보다도 훨씬 낙후된 상태였다. 배운 기술을 국내 장비로 수차례 시스템화를 시도했으나 실패는 거듭되었고 손해는 막대했다. 결국 유럽을 다시 찾을 수밖에 없었다. 시스템 기술은 물론 소재부터 금형, 기계, 원재료까지 수입하여 현재의 자동화 공장을 구축하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국책사업으로 첨단기술의 국산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완전한 국산화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한다.

 


  완벽한 기술과 철저한 내실 경영


  주 회장은 내실없는 비즈니스는 무조건 거부한다고 했다. 금전 거래의 투명성과 원칙이 확고한 신뢰를 바탕으로 롱텀 하는 거래를 지향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데 그 바탕은 자신이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제품과 기술에 초점을 두는 것이다. 그 바탕 위에 장기적 관점으로 지속 성장이 가능한 분야를 추구하는 것이 올바른 사업의 방향성이라고 한다. 그 결과 두성산업은 완벽한 기술과 철저한 내실 경영을 할 수 있었고, 부채가 없는 자기자본 중심의 경영이 이루어 졌다. 덕분에 지금의 세계경제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본업에 충실 할 수 있다고 한다.

 

고향 울진의 미래를 위한 장학활동


  주 회장은 지금까지 7년째 재경 울진중·고등학교 장학회장을 맡고 있다. 재경 울진중·고 장학회는 2017년 법인이 설립되어 현재 6억 원의 기금이 적립되었다. 또 기금의 원금은 그대로 두고 매년 2,000만 원의 장학기금을 별도로 마련하여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 대상은 울진중·고 출신으로 서울 경기권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 2명과, 동문회 주관기수 자녀 2명 등 총 10여 명이다. 울진중·고 출신 대학생들이 가장 선망하는 장학금이다. 매년 200만 원 상당으로 지급되며, 대학 4학년을 마칠 때까지 받기 때문이다.
  장학금에 대해 주 회장은 ‘연어회귀론’에 의미를 둔다고 했다. 울진 향토를 위해 발전할 인재 양성이 목적이라는 말이다. 혜택을 받은 학생 중에 약 20%가 그 목적에 부합하고 있어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했다. 장학회의 장기적 목표는 장차 울진 전역에 걸쳐 인재 발굴 양성에 힘쓰는 것이라고 한다.
 

 

/임명룡 서울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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