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길의 독자기고>

 

울진중앙교회 원로장로박호길
울진중앙교회 원로장로박호길

열두달 중 上月은 10월, 개천절과 한글날이 들어있기 때문에 그렇게 정한 것이 아닌가 한다. 한국 근대사 인물인 한글학자 주시경 선생과 외솔 최현배 선생을 통해, 우리는 한글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지구상에는 많은 민족이 살고 있고, 그들은 제각기 자기네의 말을 쓰고 있다. 그 종류는 3천 내외가 될 것이라고 한다. 말이 있으면 이것을 기록하는 문자가 있어야 하고, 말은 있어도 문자가 없는 민족이 많다. 


인천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전 세계 문자 자료 244건, 543점으로 밝혀지고 있다. 문자가 없는 민족이 많고, 그들은 남의 문자를 빌려 쓸 수밖에 없다. 선진국임을 자랑하는 프랑스나 영국도 남의 글자인 로마문자를 쓰고 있다. 로마문자를 비롯한 세계의 문자들의 생성과정을 보면, 거의가 회화문자나 상형문자에서 시작하여 수천 년의 진화과정을 거치면서 분화, 발달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이렇게 자연 발생적이 아니고, 의도적으로 만든 문자는 한글뿐이다. 만든 연대와 목적, 그리고 창제자를 분명히 알 수 있는 문자는 한글밖에 없다. 자기 민족의 말에 맞게 문자를 만들어 쓰고 있는 민족은 세계에서 우리뿐이며,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것은 우리 민족의 높은 창의성과 함께 잠재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며, 민족의 자긍심을 높여주는 일이다. 
오늘날 쓰이고 있는 세계의 문자 중에서 가장 앞선 것이 음소문자다. 이에 한글, 로마문자, 그리스문자 등이 있으나, 이 중에서 가장 뛰어난 것이 한글이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의 결합방법에 따라 못 적어내는 소리가 없다. 


한글은 독창적인 문자인 동시에 실용 면에서도 으뜸가는 문자이다. 그런데 국어사전에 수록되어 있는 어휘의 70%가 한자이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서구의 외래어가 무분별하게 들어와 우리말을 어지럽히고 있다. 
상호나 아파트의 이름에서부터 의류, 신발, 식료품은 물론, 어린이들의 학용품이나 장난감에 이르기까지 외래어가 안 쓰인 곳이 없다. 그것도 모자라서 국적 불명의 말까지 유행하고 있다. 한글을 가지고 있는 문화국민의 언어생활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부끄러운 현실이다. 


학문과 예술을 비롯한 모든 문화는 말과 글에 의하여 발전하고 전승된다. 언어생활의 수준이 그 민족이나, 국가의 문화수준을 재는 잣대가 된다. 선진국이고 문화대국일수록 국어에 대한 사랑이 지극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화의 달을 맞아 전통문화를 발굴 소개하고, 각종 행사를 벌여 이에 동참하게 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여기에 민족 문화의 뿌리요,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말, 우리글에 대한 사랑 운동까지 함께 한다면, 더욱 뜻이 있을 것이다. 
국어사랑이 나라사랑이요, 겨레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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