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이종주 시인

이종주/ 시인, 길위의 인문학 기획위원
이종주/ 시인, 길위의 인문학 기획위원

지난 10월 7일. 예술의 전당 리사트홀에 이은호 바순 독주회를 다녀와서 K-POP과 한국클래식, 이은호 독주회, 울진 음악 등에 대해서 생각했다.

K-POP뿐만 아니라 K-클래식이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강남스타일, BTS 등이 세계 음악팬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역사적으로 트로트는 벅찬 세상을 견딜 수 있게 한 동반자였다. 일제 폭압 속에서, 6.25의 비극 속에서, 혹독한 가난 속에서도 트로트는 늘 우리 곁에 함께 있었다. 그래서 트로트를 우리는 삶의 애환을 담은 노래라고들 한다.

‘가요무대’와 ‘전국노래자랑’이 현재까지 40여 년째 이어지고 있고, ‘미스터 트롯’ ‘미스 트롯’ 열풍이 불어 아이부터 어른까지 트로트를 흥얼거린다. 그야말로 트로트가 전 민족의 노래가 되고, 그 열풍을 바탕으로 BTS가 빌보드 챠트 1위를 달리고 있다.

예로부터 <삼국지> ‘위지동이전-고구려 편’에 ‘그 백성들은 노래 부르고 춤추기를 좋아해 마을마다 해가 저물고 밤이 되면, 남녀가 떼 지어 노래하며 놀았다(其民喜歌舞 國中邑落 暮夜男女聚 相就歌戱)’고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우리는 신명이 많은 민족이었다.

어디 그뿐인가! 1960년대부터 세계로 진출한 한국 클래식이 2022년에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 밴 클라이번에서 임윤찬, 퀸 엘리자베스 최하영, 시벨리우스 양인모, 롱티보 이혁 등이 세계가 인정하는 국제적인 콩쿠르에서 우승을 휩쓸었다.

오랜 동안 한국의 클래식을 주목하고 있던, 벨기에 공영 방송(RTBF)의 음악 감독 티에리 로로는 ‘그 어떤 국가도 이런 성과를 낼 수 없다’며, ‘K 클래식 제너레이션’ 이란 두 편의 다큐를 제작했다. 그는 한국 뮤지션의 재능과 부모의 헌신적인 노력, 연주자의 열정, 국가 클래식 교육 시스템을 성공 비결로 들었다.

세계 3대 콩쿠르는 쇼팽, 퀸 엘리자베스, 차이콥스키 콩쿠르인데 20년치 입상자를 전수 분석했다. 러시아 72명, 한국 36명, 미국 23명, 프랑스 20명, 일본 16명, 중국 15명, 독일 14명, 벨기에 11명, 캐나다 8명, 우크라이나 7명이었다. 미국과 일본, 유럽을 뛰어넘는 놀라운 숫자였다.

1960년대부터 국제 무대에 진출한 정경화, 김영욱, 강동석, 김청자, 정명훈, 홍혜경, 김영미, 조수미, 백건우, 장영주, 장한나, 정트리오도 한국 클래식의 세계화에 큰 힘을 보탠 연주자들이었다.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인정 받는 콩쿠르에 입상한 바수니스트들도 많다.

특히 이은호는 2018년 이탈리아 페사로에서 열린 로시니 바순 국제 콩쿠르에서 1, 3위없는 2위에 단독 입상하여 주목을 받았고, 동아음악콩쿠르 1위와 일본 오사카 국제 음악콩쿠르에서 3위에 입상하였다.

바순은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낮은 음역대를 맡아서 오케스트라의 감동을 더욱 풍부하게 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지난 10월 7일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홀에서 가진 이은호 바순 독주회를 찾았다. 그의 바순 연주회는 성공적이었다. 굵고 긴 관을 통과한 소리는 저음에서부터 고음까지 리사이트홀에 울려 퍼졌다. 서정과 서사의 다양한 음색이 중층구조를 이루며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다. 특유의 낮고 어두운 음색은 비극적이고 진지한 분위기룰 표현했으며, 비음 느낌의 음색은 희극적인 상황을 잘 표현했다.

이은호 바수니스트는 서울대 음대 재학 중 도독하여 뮌헨 국립음대에서 세계적인 교수인 에버하트 마샬과 닥 옌센에게 사사를 받아 디플롬, 마스터, 마이스터클라세 (최고연주자) 과정을 최고점수로 졸업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현재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숙명여자대학교 음악대학에 출강하여 후학을 양성하고 있고 부산시립교향악단의 바순 수석으로 활동 중이다.

<여수밤바다> 노래 한 곡이 일년에 1,600만 명을 여수로 불러들이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안동역 앞에서> 노래 한 곡이 전국에 안동을 알린다. 아쉽게도 빅히트친 울진의 노래를 찾기 힘들다. 노래 한 곡으로 울진을 알리는 일이 그리 어려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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