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수의 지식창고 ...16회

도춘호, 울진문인협회 고문, choondo@scnu.ac.kr
도춘호, 울진문인협회 고문, choondo@scnu.ac.kr

우리는 생업으로 바쁘지만, 인류 전체의 생존과 번영에 관련된 지구의 온난화 문제를 유엔에서 다루고 있다. 기온상승을 섭씨 1.5도-2도 이내로 유지하기 위한 유엔기후변화협약 제28차 당사국총회(COP28)가 지난 11월30일부터 12월 13일까지 UAE 두바이에서 열렸다. 이 총회의 핵심의제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해당 국가들이 계획대로 줄이고 앞으로 어떻게 약속을 이행해서 온도 상승을 1.5-2도로 유지하는가였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대기 중에 증가해서 생기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은 남의 일이 아니다. 기후변화로 혹한, 폭염, 홍수, 가뭄 등이 자주 발생한다. 기후 변화는 가뭄과 농작물의 개화시기와 생장의 변화로 식량생산이 줄어들고 기근이 나타난다. 극지방의 얼음이 녹아서 해수면이 높아지고, 해안 침식이 일어나고 많은 도시들이 물속에 잠기고 인간이 거주할 공간이 줄어든다고 걱정한다.

인간은 땅 위에서 거주하므로 기상 변화에 관심을 두지만, 지구온난화의 진짜 큰 문제는 수온이 올라가면 바다속 생태계에는 더 큰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수온이 상승하면 수중 어류의 대사과정, 산란과 서식처 환경과 먹이사슬이 붕괴해서 결국 어족의 감소와 어획량의 감소로 이어진다.

울진대게(snow crab)를 얘기해 보자. 올 겨울에도 울진죽변수협공판장에서 많은 대개가 경매되고 있다. 대게가 많이 잡히는 것을 보면 반갑고 기쁘고 한편 걱정도 된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의 최근 뉴스를 보면, 작년에 역사상 처음 알라스카 대게잡이를 금지했고, 올해도 계속해서 알라스카 베링해에서 대게잡이를 금지한다고 한다.

 

NOAA가 알라스카 배링해에서 대게잡이를 금지하는 것은 대게 개체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알라스카 대게는 섭씨 2도 이하의 냉수지역에 살지만 12도 정도의 수중에도 살 수 있다. 대게 개체수가 감소한 이유는 처음에는 남획, 유령어업과 수온 상승에 따라 수온이 더 낮은 곳으로 대게가 이동했을 것이라고 추측했지만, 조사 결과 수온 상승이 주 원인이고 대게는 이동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2018-2019년 사이 해수 온도가 높이 올라갔기 때문에 적절한 대게 서식 장소가 줄었고, 대게의 신진대사가 증가하고 먹이사슬도 붕괴되어서 먹이를 구하지 못하고 굶어 죽어서 개체수가 줄어든 것이다. 또 수온이 낮아서 이전에는 침범하지 못한 대구가 수온이 올라감에 따라 대게가 사는 곳까지 올라와서 나머지 대게를 잡아먹었다. 그 결과 2018년과 2021년 사이 대게 개체수의 90% 정도인 100억 마리 이상 사라지고 NOAA는 대게잡이를 금지했다. 대게잡이로 2012-2021년 사이 매해 평균 1억5천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고, 2021년에는 지역사회에 2억2천만 달러의 수익을 주었다. 대게잡이 금지로 이 지역은 문화, 경제, 사회적 재난지역으로 선포되었다.

그렇다면 울진대게는 미국 알라스카와는 다르게 기후 변화에도 불구하고 계속 유지될 것인가? NOAA처럼 울진대게의 서식환경이나 개체수를 누가 조사하고 연구하고 있는가? 울진대게가 사라지면, 지역의 어민 생활과 경제와 문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울진죽변수협, 울진군 및 수산해양 관련 기관들이 협력해서 NOAA처럼 미리미리 울진대게의 생태와 현황을 파악하고 관리해서 오래오래 울진대게의 명성이 유지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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