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논단 / 전병식 주필

나는 요즘 우리나라에 대해서 매우 실망하고 있다. 멀쩡한 정신 가지고는 살기 힘든 나라가 된 것 같다. 형편만 된다면 다 버리고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 근간이 무너졌다. 거짓이 횡행하고, 법을 어기는 것은 예사이고, 뭐가 정의와 진실인지 헷갈릴 정도의 혼란은 일상화 되었다.

홍준표 진중권 유시민 이 세 사람들을 보면서 더욱 그러하다. 이들 세 사람의 공통점은 능력이 탁월한 데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내가 한 때 이들 세 사람들에 흠뻑 빠져들었다가 돌아선 공통점도 같다.

홍 시장은 시대의 경세가다. 그런데 이 나라 민주주의가 무너져졌는 데도 말이 없다. 자신은 대구시장만 하면 되고, 운 좋으면 이 나라 대통령을 한 번 해 먹으면 된다는 것인 지. 가끔 이준석이 같은 한국 정계 이단아를 감싸기도 하고...

진중권의 촌철살인은 당할 자가 없고, 유시민의 화려한 언변도 국내 최상급이다. 같은 듯 다른 것은, 진중권이 가끔은 좌우를 떠나 바른 소리를 한다는 것이고, 유시민은 진영의 논리만을 대변한다는 차이점이 있을 뿐, 이들도 홍시장과 마찬가지로 망국의 길을 가고 있는 이 나라의 현실을 알면서도 모른 척 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정치적으로 나에게 희망의 빛을 준 분들이 있었다. 그들은 도태우, 박주현, 구주와 세 분 변호사와 작가이자, 정치평론가 장예찬이다. 이들 네 사람은 실력이 있고, 논리적인 언변도 갖추었다. 그기다가 정의감이 강하고 애국적이다.

나는 이들이 언젠가는 나라를 이끌어 가는 대들보가 되리라는 기대를 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도태우와 장예찬은 오는 22대 총선에서 국민의 힘 공천을 받아,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런데 불과 며칠 사이에 국민의힘은 이 들 두 사람에 대한 공천을 철회했다. 처음에 나는 무슨 흉악한 범죄라도 저지른 줄 알았다. 내용을 찾아보니 그들이 젊은 날 말실수를 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정치권에 들어오기 전에. 도태우 변호사는 자신의 정치적 신념에 관한 발언이었고, 장예찬은 스물다섯살의 젊은 날의 치기였다. 나는 그들보다 더 많은 나이를 먹었지만, 지금도 말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저질러 후회 하곤 한다.

옛말에도 전투 중에는 말을 갈아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총선을 치르는 전쟁 중인 상황속에서, 과거의 악질적인 실수나 용서할 수 없는 흉포한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닌, 정말 능력있는 병기들을 폐기한다니... , 누구 좋으라고?

나는 가끔 젊은이들의 방황이나, 실수에 대해 미국의 부시 아들 대통령의 경우를 들면서 격려한다. 대학생 시절 조지 W. 부시의 사생활은 그야말로 개막장이었는데, 허구한 날 술을 먹고 여자를 후리고 다녔으며, 코카인과 헤로인 같은 약에도 손을 댔다.

이 때문에 아버지 부시가 걱정을 넘어 한심하게 생각할 정도였다. 1976년,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한 직후 그는 만취한 상태로 운전을 하다, 메인주 경찰에게 딱지를 떼여 150달러 벌금을 내고 얼마간 면허정지를 당한 바 있었다는 것.

국민의힘 공관위는 도태우 장예찬의 공천을 철회했다. 그 책임을 물으려면, 공천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버린 국힘 공관위도 함께 져야 한다. 이재명, 조국, 송영길 같은 이들도 자진 공천하고 출마를 하는 데, 도태우 장예찬의 공천을 철회하다니...

애국시민들은 지금 이들 두 사람에게 무소속 출마를 권유하고 있다. 자발적인 정치 후원금도 쏟아지는 모양이다. 도태우 장예찬은 이 나라를 위해 이 나라 국민들을 위해, 기꺼이 고난의 길을 선택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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