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남승열 (52세·울진읍출생)
내가 흐려져서 세상이 더 흐린 날
가만히 눈을 감고 난간에 기대서면
연잎을 꺾어 쓰고서 뛰어오는 아이들
이빨만 하얗게 여름 끝을 다 태워도
연밥처럼 딴딴하게 희망이 여물었지
한없이 찌를 바라보며 기다림도 배웠지
시장바닥 한 평생에 욕 한 줌 묻히지 않으신
아, 저기 내 어머니 꽃잎을 열고 걸어 오시네
스스로 맑지 않고선 알 수 없는 향기로…
(계간 ‘유심’ 2006년 겨울호 )
* 연호정(蓮湖亭) : 경북 울진읍내 동남쪽 1킬로미터 떨어진 조선 순조시대 팔작지붕 양식이다. 연꽃호수를 내려보는 여름풍광이 압권이며 솔숲의 운치는 형언하기 불가하다.
약력 : ·97년 전국 한밭시조백일장 장원 ·98년 시조문학 천료 ·03년 처녀시집 <윤이상의 바다>가 ·문예진흥원 우수시집으로 선정됨 ·김해문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