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진 문 논설위원
선거는 민주주의 잔치이다. 6.2 지방 선거판 잔치가 끝났다. 이번 선거는 여당의 안정론과 야당의 견제론이 맞섰다. 집권여당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이 짙었다. 민심이 드러났다. 여당의 참패였다. 야당의 약진과 승리였다.

그렇지만 민주당이 잘하거나 예뻐서 찍은 게 아니라 한나라당이 밉다는 표심이 드러난 것이다. 이는 여당과 야당 모두에게 민심의 따끔한 회초리이다.

선거 전략 면에서 민주당을 비롯한 시민단체 등 진보진영은 일치감치 연대와 단일화로 나아갔다. 이것이 주효했다. 과거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약점을 깼다. 반면 보수는 분열과 부패로 실패했다. 그래서 친이니 친박으로 분열되어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표가 분산되었다.

그러나 진보의 경우 일례로군소정당이었던 민주노동당이 민주당과 연대하여 이번 선거에서 기초단체장 3명, 광역·기초 의원 139명을 당선시키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었다. 한나라당 일색이던 수도권과 지역구도가 뚫렸다.

경상도와 강원도는 한나라당 후보는 막대기만 꽂아도 묻지 마, 무조건 당선된다는 말이 이번에는 무색해졌다. 색깔론도 먹혀들지 않았다. 교육감과 교육의원선거도 전교조 해직교사 출신 등 진보 성향의 교육감과 교육의원이 대거 당선되었다. 국민들의 정치의식이 성숙했다는 반증으로 우리 정치와 교육에서 변화의 조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울진지역에서도 변화의 바람은 거셌다. 무소속 임광원 후보가 여당 김용수 현 군수보다 높은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임 후보의 최대 승리 요인은 후보 단일화와 함께 바꿔야 한다는 군민들의 분위기로 상승세를 탄 것이었다. 민심을 거스른 공천결과는 무서웠다. 한나라당은 후보공천과정도 뼈아프게 반성해 보아야 한다.

이번 선거에 나타났듯이 군민들은 김용수 군수가 12년은 너무 오래 하는 것 아니냐는 ‘피로감’도 쌓여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김군수의 아름다운 퇴장을 기대했던바 아쉽게도 그렇지 못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어쨌든 두 후보에게 심심한 위로와 축하의 말을 동시에 전한다.

무소속으로 당선된 임광원 후보는 앞으로의 임기 동안 초심으로 나아가야한다. 철새 정치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임당선자는 이제 4년 동안 울진군정을 책임진다. ‘임광원 4년 군정’을 통해 울진의 새 모습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아울러 앞으로 4년은 울진이 뭔가 좀 달라져야 하지 않겠는가?

필자가 그에게 바라는 희망인 동시에 질문이다. ‘단순 관리형 리더십‘ 에서 벗어난 ‘창의적 리더십‘을 기대하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군수의 역할에 따라 울진 군정에 새로운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임 당선자는 군민과 조직을 이끌고 섬기는 서어번트 리더십과 행정 전문가로서의 자질을 충분히 갖추었다는 평을 받은 만큼 그가 해결해야 할 제1과제는 울진 경제를 살찌우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일이다.

그의 공약이 빈말이 되지 않도록 군민과 함께 창의적 알맹이를 채워 넣어야 한다. 그와 동시에 공직사회가 관료화 되어 역동성과 창의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또 하나, 지방과 지역의 권력구도가 새롭게 짜였지만,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이 있다. 기초의원과 도의원이 거의 한나라당 소속으로 초록은 동색이 될 소지가 크다.
무소속은 겨우 2명뿐이다. 지난 의회처럼 또 한통속이라는 비난을 받아서는 안 된다. 견제와 감시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그러한 점에서 군의원 가 선거구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장시원 후보가 돋보인다.

평소 그는 몇 년 동안 시민단체에서 바르고 곧은 자세로 일했으며, 주민들에게 봉사와 헌신으로 신뢰를 쌓았다는 주위의 평이다. 공약 또한 지역수준에 맞는 정책이었다. 어떤 후보들의 공약은 국회의원도 감당 못할 정치적 수사에 불과했다.

또 약장수같이 요란한 선거운동을 벌인 일부 후보들과 달리 그는 입소문을 내는 식으로 조용하게 치렀다고 한다. 향후 그가 공언한 대로 의회에서 1%의 소금역할을 기대해본다.

선거 때마다 공직자들의 정치적 중립성 여부가 이번 선거에서도 불거졌다. 이는 중앙이나 지방과 지역 할 것 없이 되풀이 되는 현상이다. 과연 울진지역에도 소위 정치공무원(?)들이 있었던가? 정말 그런 일부 공직자들이 있었다면 비난 받아 마땅하다.

물론 직접적인 선거개입 등의 증거가 있다면 엄중 조처해야한다. 그러나 필자는 대부분의 울진군 공직자들은 선거기간 중 자기본분을 지키고 성실하게 공직수행을 했다고 믿고 싶다. 풍문이길 바란다.

선거는 끝났다. 이제는 소통과 화합이다. 내편, 네 편 가르지 말자! 선거판 잔치주인공은 유권자인 군민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위정자는 이를테면 선량選良, 말 그대로 선택된 양심이다. 그들은 머슴이다. 주인은 잘 부려먹어야 한다.

지난 의회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임기 내내 초심을 간직한 높은 품격을 지닌 지도자다운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표심은 민심이다. 사람살이가 신명나는 울진 건설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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