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출신 결혼이주여성 조지마씨

02년도 기성 삼산 농사꾼과 결혼 8년차


 

                          영어강사 수지

9월2일 오후4시 울진청소년수련관 2층 다목적실에서 아이들의 영어수업이 한창이다.

이곳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여성은 한국생활 8년차 결혼이주여성 조지마(33세)씨이다.

평소에 조지마씨를 알고 있던 내가 How are you? Long time, no see! 라고 인사를 건네자, 영어로 대답한 그녀는 한국말보다는 아직 영어가 더 익숙하단다.

’02년 결혼업체를 통해 기성 삼산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효절(43세)씨를 만나 3일 만에 결혼해 한국으로 왔다.

정작 본인보다 엄마가 결혼에 적극적이었다. 외국인을 3번 만나보고 결혼한다는 것은 처음에는 본인도 매우 당황스러웠다고...

그녀의 가족들은 필리핀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약 70Km 떨어진 팜팡가 시에 살고 있다.
그녀는 팜팡가 시에서 약 1시간 정도 더 들어가는 시골 태생이다.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엄마(63세)와 언니 4명, 오빠 2명, 남동생 2명, 9남매는 현재 팜팡가에 살고 있다.

그녀는 사촌 언니 집에서 팜팡가 시에 소재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한국인이 운영하는 선교단체에 취업하여 여행가이드와 선교 활동을 하다 97년 한국을 3개월 정도 방문하는 등 한국을 방문한 적도 있었다.

남편 한사람만 보고 시작한 한국생활은 쉽지는 않았다. 남편과도 언어가 달라 말이 통하지 않았다.
외로움과 고국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을 견디기 힘들었고, 몰두할 수 있는 일이나, 즐겁게 시간을 보낼 방법도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남편이 잘해 주었다.

시골의 적막함을 조금이라도 풀어주기 위해 가끔은 그녀를 포항, 대구 등 도회지로 데려가 구경도 시켜주는 등 한국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해 주었다.
한국에서 첫 일을 시작했다.

04년에 기성중학교 영어강사 직이었다.
그러나 어린 딸 서영(8세)을 돌보는 일은 시골형편에 많은 어려움이 뒤따라 3개월간 밖에 할 수 없었다.

이후 얻은 직장이 06년도에 ’청소년수련관, 사동초등교의 방과후 강사였는데, 지금도 이일을 계속하고 있다.

그녀가 출근하면, 시어머니 한필삼(76세)씨가 집안일을 도와준다.
그러나 시간이 날 때면, 남편의 농사일을 거들어 지금은 반 농사꾼이 되었다.

지금은 시어머니와 아이, 남편 네식구가 단란한 가정을 이루어 한국생활이 너무 재미있고 만족스럽단다.

그녀는 한국생활에 적응하는데 힘들어 하는 이주여성들이 있다면, 이렇게 조언한다. “너무 서두르지 말라.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멀지 않아 즐겁고 재미있는 날이 어느 날 문득 자신에게 다가 올 것이라고.”

                                              /주철우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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