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호 북면 주인리 999-2
지나치게 약삭빠른 사람을 보고서 저 사람 쥐새끼 같이 약은 사람이야 하고 빗댄다.
쥐는 구멍에서 나올 때에 머리를 내밀고 요리조리 엿보면서 비로소 바깥으로 나온다. 그러나 자기를 해롭게 할 적이 있다든지 위험스런 상태라면, 다시 구멍으로 기어든다.

사람도 이와 마찬가지로 형세를 살펴가며 양다리를 걸쳐 애매한 태도를 취할 때 수서양단(首鼠兩端)이라고 하는데, 중국고사에 나오는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수서양단의 처세로 출세하는 자도 있으나, 이로 인하여 참변을 당하는 사람도 있다.

요즈음 세상에는 서로의 이해관계를 따져 거침없이 달면 삼키고 뱉어 버리는 세상으로 정도이니 의리니 하는 따위는 퇴색해 가고 있다. 국정을 다스리는 위정자를 비롯해서 기업체 학자 산업근로자 할 것 없이 이 모두가 수서양단의 처세를 한다면, 이 사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특히 시민의 안녕 질서를 담당하는 경찰관이 법대로 집행하지 않고, 수서양단 격이 된다면, 혼미한 상태로 이 사회는 걷잡을 수 없는 무법천지가 되고 만다.

요즈음 시내 도로가에는 무단으로 주차한 차량이 즐비하고, 행길가의 상점마다 보도에 물건을 내 놓아 사람이 다니는 길인지 상품전시장인지 분별할 수 없는 꼴을 볼 때에 이를 단속하는 관리들이 수서양단의 처사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수서양단의 처사가 우리 사회의 만연 될 때, 나 혼자만이 이롭고 잘 되기 위하여 기회만 있으면, 강자에 아부하고 약한 자를 억누르고, 불리하면 후퇴하고, 유리하면 달라붙는 세상이 된다고 한다면 되겠는가? 약삭빠른 생쥐 같은 행동보다는 오히려 미련스럽도록 정직하게 사는 세상이 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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