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각 어르신들 보면 고향청년들은 애간장…”

후포시내서 30년 가까이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가게를 하고 있는 차인국(車仁國·52세)사장을 만났다. 처음본 사이인데 다정한 웃음으로 기자를 맞이한다. 가게 이름을 ‘명랑 오토바이’로 명명한 이유를 분위기로 이해할 수 있었다.

차 사장님의 삶을 지역민들에게 전달하고 싶어 인텨뷰를 요청하고 싶다고 말하자 그런 것 잘 모른다며 난색을 표명한다.
취재의 의미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 이야기에 들어갔다.
어릴 적 생활을 먼저 꺼낸다.

부모님을 일찍 여위고 숱 가락 하나 없이 시작한 인생을 회상하며 숙연해진다.
“남 밑에서 곁눈으로 기술을 배웠다. 미래직업에 대한 준비가 아니라 일을 거들어 주고 살아 가기 위한 차원에서 역할을 하다 보니 기술이 되었다.”  
차 사장의 지금의 삶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빈털터리로 시작한 시간이 이제 옷 한 벌 이상은 건졌다.
차사장은 한 번도 후포를 떠나본 적이 없단다. 아니 떠날 시간도 없었다.

언제나 이웃과 같이한단다. 자전거 고치러 온 할아버지에서 아이들까지 그리고 동네 어른들은 보일러, 수도, 전기가 고장 나도 부른단다. 기술적인 일 외에도 지역현안에도 동네사람들은 실시간 찾아온다. 인터뷰내내 찾아드는 사람들의 숫자만 보아도 차사장은 후포를 떠날 시간이 없었던 것이 맞다.

이렇게 지역민들의 주문이 많은 이유가 뭐냐고 물어보았다.
어릴 적 어려웠던 시절 이웃들은 저에게 많은 것을 도와 줬어요. 가게를 얻어 사업을 할 때 점포세도 무료로 했고 돌봄도 지극정성이었다고 생각해요. 오늘의 나를 만들어진 장본인들이 이웃입니다. 이제 그들의 고마움에 보답해야 되고 저도 새로운 모습의 이웃이 되어 역할을 해야 됩니다. 이렇게 지역에서 삶으로 이웃과 함께하다보니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요.

차사장은 인터뷰시간이 익숙해지자 힘주어 말한다. “나는 정말 양심적이었고 성실했고 근면하게 살았다. 이러한 삶의 모습이 주위사람들로부터 진정성을 가질 수 있는 내용이었다.”며 지역후배들을 비롯해 모든 사람들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메시지를 남긴다.

“고향은 지금 많이 각박해지는 분위기도 있지만 그 속엔 아직도 인간미가 잔잔히 흐르고 있어 희망은 존재한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있더라도 양보하고 이해한 결과물은 훗날 언젠가 되돌아온다.”고 강조한다.

그동안 가장 힘들었던 일이 무엇이었냐고 물었다.
IMF때 많이 힘들었다. 다른 일을 해보려고도 마음먹었다. 그러나 배운 것이 이 기술 밖에 없는데 입을 악물고 한우물을 파기로 마음먹고 계속적으로 업을 지속시켰다.

요즘은 잠시 재미가 짭짤했다. 유가 인상으로 사람들이 자가용 대신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이용한다며 손님이 조금 늘어 타 업종이 어려운 것에 비해 좋았다. 유가인상으로 덕 본 사람도 있다.(웃음)
이야기를 지역으로 돌렸다.

지역적으로 경제가 어려우니 인심도 따라 각박해진다. 지역의 지도자들의 현명한 대안들이 만들어져 잘살 수 있는 지역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노인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에 비해 의료복지는 아주 취약하다.

의료복지에 대한 제도와 시설이 하루빨리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고향을 지키면서 가장 안타까운 현실이 의료복지다.
고향에 살면서 이웃이 진료 한번 못 받고 억울하게 돌아가신 어르신들을 보면 고향지킴이들의 애간장을 녹인다.

가족이야기로 들어가 보았다.
부인 박인숙(47세)씨와 21년을 삶을 살며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낳았다. 말썽 한 번 피우지 않고 자라준 딸 아들이 너무 고맙다. 장학금 받아가며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들어주는 등 가족을 잘 이해하며 자랐다. 요즘은 아들과 술도 같이 함께하며 눈높이를 같이 하려고 많이 노력한다.
아들은 하루는 이렇게 말했다. “아빠는 우리들한테는 잘하는데 엄마한테는 자상하지 않다.”고 질책했다 한다.

이에 대해 차사장은 이렇게 말한다.“많은 반대를 물리치고 나랑 결혼해준 아내다. 누구보다 아내에 대한 신뢰와 사랑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그렇지만 아내에 대한 마음의 표현이 인색해서 오는 자식들의 지적은 마땅하다. 아내를 사랑한다.”
마지막으로 아내에게 한마디 하시지요 라고 주문했다. “여보! 사랑해” 말을 뱉으며 엄청 부끄러워한다.

                                               /강진철기자 jckang@ulj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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